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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렐 일 없는데 두근두근? 부정맥 확인부터" 전문의 경고[건강 팁]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두근거림·어지러움·실신 등이 주요 증상…무증상도 많아

65세 이상 뇌졸중 위험도 증가…주기적인 선별검사 필요

고혈압·당뇨병환자 고위험군…생활습관 관리로 예방해야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가 심방세동 환자에게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두근거림은 긴장할 때,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등 일상생활 중 다양한 상황에서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러나 일부는 부정맥의 영향으로 나타난다. 두근거림이 심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반복 발생하는 경우, 지속시간이 길거나 빈도가 증가하는 경우에는 부정맥 가능성이 있으므로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특히 부정맥의 여러 유형 중 심방세동은 최근 빈도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 부분에 있는 심방의 전기적 신호가 무질서해지면서 심장 아랫 부분인 심실과 조율되지 않아 수축이 불규칙해지고 종종 빠르게 뛰는 질환이다.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위치한 승모판이나 관상동맥에 문제가 생겼거나 심부전, 고혈압 등 심장 기질 질환과 관련되어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심장의 구조적 문제 없이도 심방세동이 발생하는 경우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심방세동의 주요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피로감, 어지러움, 실신 등으로 다양하다. 발병한 지 오래되면 증상을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실제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증상이 없는 심방세동 환자들이 우연히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심방세동은 두근거림을 넘어 뇌졸중, 심부전, 심근경색, 치매 등의 위험성을 높이고 궁극적으로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고혈압, 당뇨, 심부전 등을 동반한 고령 심방세동 환자의 경우 뇌졸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심방세동과 합병증에 대해 적절한 예방책이 필요하다.

정상리듬(왼쪽)과 심방세동 발생 시 심장 모식도와 심전도 소견.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심방세동의 주요 위험인자는 나이다. 나이가 들수록 심방세동 발생이 증가한다. 65세 이상인 경우 뇌졸중 위험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선별검사로 심방세동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음주도 심방세동 발생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명절 등 휴가 기간이 되면 과음한 다음날 급작스러운 심방세동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고 해서 ‘명절 심장 증후군(holiday heart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있을 정도다. 폭음과 과음 모두 심방세동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알려졌으며 한 잔의 알코올도 심방세동 위험도를 올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애주가들은 적포도주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한 ‘프렌치 파라독스’ 이론을 좋아한다. 그런데 정작 적포도주를 즐겨마시는 프랑스인들의 심방세동 발생률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낮지는 않다. 적포도주의 과소비가 심방세동의 발생률을 낮추지는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 밖에 흡연, 비만, 고혈압, 심부전, 관상동맥 질환도 모두 심방세동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다. 커피를 마시면 두근거림이 느껴져 심방세동에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아직 카페인이 심방세동의 위험도를 올린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심방세동을 진단하려면 심전도 검사가 필수적이다. 부정맥의 종류가 다양한 데다 환자들마다 자각하는 증상이나 지속시간도 달라서 증상만으로 진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과거에는 증상 발작 당시 심전도 확보가 쉽지 않아 진단을 내리는 데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렸다. 최근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보편화되고 구입도 쉬워지면서 응급실까지 가지 않아도 본인 스스로 심전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부정맥 진단의 국민화가 됐다고도 여겨진다. 심방세동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뇌졸중 예방과 증상 조절 등을 위해 전문가로부터 포괄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심방세동의 치료는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뇌졸중 예방 전략이다. 고령이거나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는 심방세동 환자는 항응고치료제 사용이 필수다. 심방세동 진단을 받으면 뇌졸중 예방이 필요한지 체크해야 한다. 심방세동 진단 환자의 약 80%는 항응고치료가 필요하다.

둘째, 증상 조절 전략이다. 심방세동에 따른 증상 발생을 조절하기 위한 약물 치료법은 다양하다. 만약 약물치료 후에도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방세동이 재발하면 전문가와 상의해 전극도자절제술을 실시할 수 있다. 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에 에너지를 가해 비정상 조직을 파괴하는 전극도자절제술은 안전하고 효과적이어서 부정맥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셋째, 동반질환 및 생활습관 교정 전략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심방세동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평소 생활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음∙과로∙과식을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체중과 혈압·혈당을 관리해야 한다. 또한 수면무호흡증을 조절하고 금연을 실천하길 바란다.

최의근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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