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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진출, 리스크 아냐…현지사업 포드 등에 인프라 동등 제공"

■나델라 MS CEO 인터뷰…파트너십으로 지정학 위기 돌파

中, MS 리서치센터 통해 이익

우리도 中인력 도움얻어 '윈윈'

PC시대 인텔과 손잡은 것처럼

'파트너십'이 가치 창출 원동력

생성형AI 기반 새 플랫폼 구축

미래 10년은 정체성 확립 주력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은 그냥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확보한 슈퍼컴퓨터 인프라가 아니었다면 오픈AI는 우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

16일(현지 시간) 미국 시애틀에 있는 MS 레드먼드 캠퍼스. 절정을 맞은 빨간 단풍나무가 가지런히 늘어선 캠퍼스 동쪽 출입문을 지나 33번 빌딩에 이르자 ‘경영진 브리핑 센터(Executive Briefing Center)’가 나타났다. 매주 금요일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C레벨의 경영진이 머리를 맞대 릴레이 회의를 진행하는 곳으로 오가는 직원들도 회의 준비에 한창인 모습이었다. 평소와 달리 목요일에 개방된 회의실에는 8명의 전 세계 취재진이 자리를 채웠다. MS가 연례 행사인 이그나이트 2023을 개최한 뒤 나델라 CEO와 허심탄회한 인터뷰를 나누는 자리로 국내 매체 중에서는 서울경제신문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 속 중국 시장에 대한 의지는 주요한 관심이었다. MS는 중국 내 최대 규모의 리서치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빅테크 가운데서도 중국 내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큰 편이다.

MS 연례 최대 행사인 이그나이트 2023 기조연설을 한 뒤 곧바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만찬에 참여하며 바쁜 일정을 보낸 나델라 CEO는 기자들의 질문에 거침없이 답변했다. 그는 지정학적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MS 리서치 센터가 있어 중국이 이익을 얻는 부분이 있고 MS 역시 중국의 인적 자원으로부터 도움을 얻는다”며 “이 자체로는 리스크라고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내수 시장에 대해서는 접근을 제한하고 있고 우리의 주요 핵심 영역은 중국에 있는 다국적 기업”이라며 “포드나 제너럴모터스(GM) 같은 회사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 이들에게 인프라를 동등하게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사티아 나델라(왼쪽) MS CEO가 인터뷰를 마친 뒤 본지 기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한때 빅테크 중에서 존재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MS는 올 한 해 어느 때보다 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맺으며 올 한 해를 휩쓴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서 존재감을 확대했다. 특히 성장 동력을 잃었던 검색엔진 빙과 PC 운영체제(OS) 윈도에 재빠르게 생성형 AI를 탑재하며 이를 전 제품군으로 확대한 데다 클라우드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여 AI 승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올 들어 주가가 50% 이상 오르면서 시가총액 1위인 애플을 앞지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나델라 CEO는 “MS가 설립된 후 지난 48년을 되돌아 볼 때 MS에는 플랫폼 회사라는 정체성이 꾸준히 있었다”며 “처음 우리가 창조한 것은 PC였고 이제는 생성형 AI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MS가 PC 운영체제 윈도를 기반으로 PC 시대의 플랫폼이 된 것처럼 생성형AI가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해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생성형 AI 시대에 발 빠르게 대처한 동력으로 파트너십을 언급한 그는 “많은 회사들이 제로섬 경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파트너십은 진짜 가치를 가져다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열린 이그나이트 2023에서도 MS는 자체 AI칩인 ‘마이아(Maia 100)’를 공개했지만 동시에 AI칩 강자인 엔비디아와 독점적인 파트너십을 발표하며 일반적인 경쟁 구도와는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나델라 CEO는 “시간을 돌려 봤을 때 PC 시대에 인텔과 MS가 파트너십을 맺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두 회사는 없었을 것”이라며 “애플이 자체 반도체를 통해 도약하게 된 데도 TSMC와의 협력이 엄청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15일(현지 시간) 미국 시애틀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이그나이트 2023에서 사티아 나델라(왼쪽) MS CEO가 깜짝 등장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파트너십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제공=MS


파트너십에도 장기적인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MS가 슈퍼컴퓨터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오픈AI는 우리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간의 인프라 투자가 AI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단초가 됐다고 강조했다.

파트너십 관계를 넘어 오픈AI를 인수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뚜렷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우리는 투자를 하기도 하고 파트너십을 맺기도 하며 필요한 경우 인수합병(M&A)을 하기도 한다”며 “많은 이들이 파트너십 아니면 M&A 양자택일을 이야기하는데 이는 사실과 맞지 않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 세계에서 커지는 AI 규제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AI 규제에 있어 실질적인 위험과 실존적 위험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오류나 편향 등 위험 요소가 있다면 이를 보완하는 학습 방법(RAG) 등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취임 10주년을 맞는 나델라 CEO는 “지난 10년 플랫폼 회사로서 파트너십 기반 회사로서 우리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면 앞으로 10년, 그리고 50년은 우리가 얼마나 절박하게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지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AI라는 도구가 우리 기술을 바꾸고 나아가 일의 방식과 조직을 완전히 변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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