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가운데 증권가는 이번주 발표되는 11월 수출 지표가 업종별 주가 향방을 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 호조로 인한 외국인 수급 증가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증시가 단기간에 상승세를 보인 만큼 차익 실현 압박에 지수의 상단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계론도 함께 제기됐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11월 20일~11월 24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08%, 26.78포인트 오른 2496.63에 장을 마감했다.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2500선을 회복한 뒤 차익 매물 출회로 하락했던 코스피는 지난 21일 종가 기준 2500선을 탈환했다. 하지만 24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0.73% 하락하면서 4거래일 만에 2500선이 깨졌다. 지난달만 해도 2300선을 위협받았던 코스피는 최근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오면서 2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코스닥 역시 상승세를 그리며 21일 800선을 탈환한 뒤 24일 전주 대비 15.94포인트(1.99%) 오른 815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 (20~24일) 코스피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997억 원, 356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 투자자들은 8883억 원을 팔았다. 외국인은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이달 6일 이후 3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하면서 총 2조 8013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도 외국인이 162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 역시 1617억 원 순매수했으며 기관은 276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미국의 국채 금리가 계속 안정세를 되찾고 달러화 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이 국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아울러 이달 1~20일 수출 지표가 전년 대비 2.2% 증가했으며 특히 반도체 수출이 2.4% 늘면서 지수가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에 이번주 한때 삼성전자가 7만 3000원대까지 주가가 오르면서 직전 신고가인 7만 3600원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24일 삼성전자는 7만 1700원으로 이번주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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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별 호재도 이어졌다. 이달 17일 로봇 관련 규제를 완화한 지능형 로봇법이 시행된다는 소식에 로봇주들이 급등세를 보였다. 로봇 대장주인 두산로보틱스(454910)가 한 주간 44.7% 급등했고 로봇 부품 제작업체인 에스피지(058610) 역시 13.3%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주 증시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30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다음달 1일 발표되는 11월 잠정 수출입 데이터 등을 꼽았다. 업종별 성적표에 따라 주가의 방향성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말 쇼핑시즌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위원들의 구두 개입 가능성 등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의 예상 범위를 2450~2570포인트로 제시했다. 추천 업종으로는 수출이 개선되고 있는 반도체와 해외 건설·기계, 제약·바이오 등을 꼽았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수출 증가율은 10월 대비로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골드만삭스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수출 개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의 시장금리가 더 낮아질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도 글로벌 증시가 장기간 급등세를 보이면서 과열 부담이 높아진 점을 우려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추격 매수는 자제하고 조정 시 매수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자동차 등으로 포트폴리오 중심을 잡고 2차전지 등은 단기 트레이딩에 집중하는 매매전략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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