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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말씀 전하는 길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자승스님 영결식 조계사서 엄수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영결사

신자·타 종교인등 1만2000명 참석

尹대통령 "스님 가르침 이어받을 것"

화성 용주사서 4일 오전까지 다비

자승 스님의 다비식이 3일 화성 용주사에서 봉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승 스님의 다비식이 3일 화성 용주사에서 봉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빨리 가고 늦게 가는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때가 되면 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입니다. 다만 선지식께서는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을 먼저 보이신 것일 뿐입니다. 상월결사 정신으로 대화상의 ‘부처님 법 전합시다’라는 전법포교의 길을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조계종 총무원장을 지낸 해봉당 자승 대종사를 떠나보내는 영결식이 3일 조계종 총본산인 서울 종로구 소재 조계사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됐다. 이어 스님의 출가 본사인 경기도 화성 용주사에서 다비장이 진행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열린 영결식은 종정 성파 스님, 총무원장 진우 스님 등 조계종 주요 인사와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인사, 국회 불자 모임 정각회 회장인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등 정계 인사,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를 지낸 김희중 천주교 대주교 등 타 종교인, 불교 신자 등 조계종 추산 1만 2000여 명이 지켜봤다.

자승 스님의 영결식이 3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이 3일 서울 조계사에서 엄수된 자승 스님 영결식에서 영결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은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독한 조사에서 “스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와 연대의 정신으로 어려운 이웃을 더 따뜻하게 살피고 국민의 삶 구석구석에 희망이 스며들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헌화자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조은화·허다윤 학생의 유족, 전국철도노조 KTX 열차승무지부장으로서 복직 투쟁을 했던 김승하 씨,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에게는 자승 스님이 총무원장 재직 중인 2012년 8월 만든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인연을 맺고 손을 내밀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날 조계사는 전국에서 몰린 추모 인파로 가득 찼다. 경기 하남시에서 온 오모(70) 씨는 “(자승 스님을) 직접 마주한 적은 없지만 항상 인생의 거울처럼 여기고 살았다”며 “착잡한 마음이 든다”고 토로했다.

자승스님의 법구가 영결식장인 조계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자승스님의 법구가 영결식장인 조계사를 떠나 화성 용주사로 이운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영결식을 마친 후 자승 스님의 법구는 용주사로 이운됐고 오후 2시께 2000여 명의 추모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다비(화장)식이 봉행됐다. 다비는 4일 오전 9시까지 이어진다. 이후 타고 남은 유해를 수습하는 습골 절차를 거쳐 용주사 천불전에 안치된다.

자승 스님은 지난달 29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에 있는 칠장사 요사채(스님들이 기거하는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자승 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며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는 열반송으로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 구나’라는 말을 남겼다.

자승 스님은 2009~2017년 제33·34대 총무원장을 역임했다. 이어 한국 불교 중흥을 목표로 승려 8명과 함께 2019년 겨울 경기 하남시의 비닐하우스형 시설에서 동안거(冬安居)했다. 이를 계기로 ‘상월결사’라는 단체를 만들어 국내에서 ‘삼보사찰 천리순례’ 등을 하고 올해 초에는 인도·네팔의 8대 성지를 순례했다.

이승령·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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