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홍해상에서 자국 군함 한 척과 외국 상선 세 척이 공격을 받았다며 그 주체 및 배후로 예멘 반군 후티와 이란을 지목했다. 전쟁을 재개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작전 개시를 공식화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으로 촉발된 중동 긴장이 전선 안팎에서 고조되는 모습이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3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홍해 국제 수역에서 활동하는 상선 세 척에 대한 공격이 네 차례 있었다”며 “미 구축함 USS카니호가 상선들의 구조 요청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이날 오후 바하마 선적 유나이티익스플로러호, 파나마 선적 넘버9호와 소피2호가 차례로 미군에 탄도미사일 피격 사실을 알렸고 카니호가 이들 상선으로 향하는 드론을 격추했다. 상선들을 위협한 미사일과 드론은 예멘의 후티 통제 지역에서 발사됐다.
이날 발사된 드론 중 일부는 카니호 위치로 날아왔지만 미군이 격추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드론은 카니호를 향해 가고 있었다”며 “다만 현재로서는 카니호가 (드론의) 목표물이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P통신은 “(10월 7일 개전 이후) 여러 척의 선박이 잇따라 후티의 공격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후티 반군은 미 군함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이스라엘 연계 선박을 공격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스라엘은 해당 선박들이 자국과 관련이 없다며 곧장 반박했다. 이에 해운 업계에서는 무차별적으로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과 관련해 이란의 개입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는 미국은 이번에도 이란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미 중부사령부는 “후티가 감행한 공격들이 이란에 의한 소행이라고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다”며 “미국은 동맹·협력국들과 적절한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3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 사단을 방문해 “어제 아침 우리는 가자지구 남부에서 작전을 시작했다”며 “그것은 (북부 작전과 비교했을 때) 덜 강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주요 도시인 칸유니스를 비롯한 34개 지역에 대피령을 내렸다. 하지만 전쟁 초기 가자지구 이재민이 대부분 남부로 대피한 상황이어서 대규모 인명 피해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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