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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지원"…公기관 탈 쓴 대부업 판친다

정책금융상품명칭 교묘하게 사칭

51개 업체, 상호명에 '서민' 붙여

소비자에 오인·혼란 부추기는데

법적 정의 없어…지자체는 뒷짐만

사진=포털 사이트에 ‘서민통합지원센터’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홈페이지 화면 캡처.




# 금융기관 4곳에 부채가 있는 다중채무자 A 씨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여러 대출을 하나로 통합해 줄이는 ‘통대환’을 진행할 수 있다”는 광고를 보고 ‘서민통합지원센터’라는 곳을 통해 채무 통합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이름을 보니 정부에서 운영하는 믿을 만한 곳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공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이 운영하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의 이름을 비슷하게 따라한 대부 업체였다.



고금리로 저신용자들의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공공기관이나 정책금융상품 명칭을 교묘하게 사칭해 영업하는 대부, 대부 중개 업체들이 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 당국이 “민생 침해 금융 범죄에 적극·강경 대응하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이런 대부 업체들에 대한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방치되면서 이들이 더욱 활개를 치는 모습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 문제를 인식하고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등록업체 1곳, 지자체 등록업체 50곳 등 대부(중개)업체 총 51곳은 ‘서민’이라는 단어를 업체명에 포함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서민통합지원센터’ ‘서민지원’ ‘서민금융’ ‘전국서민금융’ 등 자칫 공공기관으로 착각하기 쉬운 이름을 쓰고 있었다. ‘햇살론대부’ ‘미소금융대부’ 등 정책 서민금융상품 명칭을 버젓이 사용하는 대부 업체도 있었다.



문제는 공공기관 유사 명칭을 사용하는 대부 업체들이 아무런 제재 없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올해 6~10월 정부지원·서민금융대출을 사칭한 불법 대부 광고 특별 점검을 실시하고 태극마크나 ‘정부지원’ ‘햇살론’ 등 문구를 사용해 금융소비자의 오해‧오인을 유발한 사이트 총 283개를 적발한 바 있다. 하지만 정식 등록한 대부 업체명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금감원과 함께 대부 업체 등록·관리를 담당하는 지자체 역시 미온적이다. 서금원은 공공기관 유사 명칭 대부 업체를 발견하면 해당 대부 업체가 소속된 지자체에 행정처분 등을 요청하는데 “이름을 바꿔 달라”고 대부 업체에 요구할 경우 민원이 들어올 것을 우려한 지자체가 제대로 나서지 않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달 초 공공기관과 이름을 비슷하게 쓰는 대부 업체들에 대해 영업정지 등을 해달라는 공문을 지자체들에 보냈지만 ‘유사 명칭’에 대한 법적 정의가 따로 없어 지자체에서도 민원의 소지가 되다 보니 처리가 잘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현행 서민금융법은 “서금원·신용회복위원회·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햇살론·미소금융 등 정책서민금융상품 명칭 또는 그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다만 법에서 정한 ‘유사한 명칭’의 구분이 모호해 조치를 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너무 노골적으로 (공공기관 명칭 등을) 쓴 대부 업체는 소비자 오인 등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지자체 등록 대부 업체는 지자체 등과 협업해 명칭이 조속히 변경되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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