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간 짜장면 봉사' 40대 트레이너, 4명 살리고 하늘로

43세 문미선씨, 뇌사 장기기증

기증자 문미선(가운데) 씨의 생전 모습. 사진 제공=한국장기조직기증원

어려운 유년 시절을 딛고 남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던 40대 여성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을 살리고 하늘로 떠났다.

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문미선(43·여) 씨가 최근 순천향대천안병원에서 심장과 간,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문화센터 헬스 트레이너로 일했던 문 씨는 지난 10월 말경 운동 중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즉각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들은 문씨가 평소 헬스, 수영, 등산, 마라톤 등 다양한 운동을 즐겼고 건강했기에 갑작스러운 이별에 큰 슬픔에 잠겼다고 한다. 하지만 고인이 생전 장기기증 의사를 밝혔던 것을 기억하고 그 뜻을 이루고자 기증을 결정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대구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문 씨는 어릴 적 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후천성 실명장애를 앓던 어머니 슬하에서 자랐다.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기에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항상 적극적이었고, 남에게 베푸는 삶을 살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문 씨는 남편과 함께 '사짜모'(사랑의 짜장면을 만드는 모임) 봉사팀에서 13년 넘게 장애인과 청소년들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4년 전에는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통해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싶다는 뜻을 알렸다.

문 씨의 남편 김도형 씨는 "14년간 나와 함께 해줘서 너무 행복했고, 고마웠어. 이제 먼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면서 우리 가족 지켜봐 줘. 진심으로 당신만을 사랑했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