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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새로움 없으면 생존 불가”…롯데 사장단 파격 세대교체 [biz-플러스]

60대 계열사 대표이사 8명 퇴진

30년 오너가 비서 류제돈도 용퇴

이훈기사장 화학 턴어라운드 특명

식품 부활인정 이영구 부회장 승진

女인재도 중용…전무 이상 9.8%로

롯데타워. 연합뉴스




롯데그룹도 생존을 위한 전략으로 세대교체를 선택했다. 올해 7월 사장단회의(VCM)에서 신동빈 회장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다면 생존할 수 없다”고 화두를 던진 것처럼 올해 인사도 △과감한 변화 △다양성 확대가 핵심 메시지다.

롯데그룹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011170) 전무가 승진해 신설되는 롯데지주(004990)의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하고 30년간 오너가(家) 비서를 역임한 류제돈 롯데물산 대표는 용퇴했다.



6일 롯데는 롯데지주를 포함한 38개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2024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오너십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 경영 전면에 등판했다. 특히 롯데지주에 새로 만들어지는 미래성장실장을 맡으면서 미래 성장 엔진인 바이오, 정보기술(IT) 분야 신사업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롯데그룹의 3세 경영 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상무는 롯데지주의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전무로 승진해 겸직한다. 1986년생인 신 전무는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했다. 2022년 롯데케미칼 상무와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에 오른 뒤 본격적인 3세 경영 수업을 받고 있었다. 올해도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리며 롯데그룹 금융 라인의 총괄 역할을 수행했다.

올해 롯데는 롯데지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혁신실 산하에 ‘미래 성장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그룹의 미래 전략과 신 전무의 승계 작업을 시작했다. 신 전무가 미래성장실장으로 이동함으로써 롯데그룹의 바이오·헬스케어·IT 분야의 사업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새로 신설된 미래성장실은 바이오·헬스케어·IT 등 롯데의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 엔진을 발굴하는 조직이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하며 롯데 바이오 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한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를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키워야 하는 책무를 안게 됐다.

이날 임원 인사에서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한꺼번에 교체되며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이뤄졌다.



30년 간 신 회장 일가 비서 역할을 수행한 류 대표 외에도 롯데그룹 화학 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해왔던 화학군 총괄대표인 김교현 부회장도 퇴진했다. 후임으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실장인 이훈기 사장이 부임했다. 1967년생인 이 사장은 2019년 롯데렌탈 대표를 역임하며 2020년부터 롯데지주 ESG경영실장을 맡아 그룹의 인수합병(M&A)과 미래 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이 대표는 신 회장의 특명을 받고 현재 부진을 겪고 있는 롯데 화학군 실적을 반전시켜야 하는 숙제를 받았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현재 중국발 공급 과잉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올해 인사에도 ‘성과주의’가 적용됐다. 식품군 총괄 대표인 이영구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대표적이다. 이 부회장은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을 성공적으로 진행했을 뿐 아니라 롯데웰푸드로 사명 변경을 추진해 조직 전반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었다. 글로벌 사업 확대, 히트작 출시,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투자 등을 통해 안정적 수익 구조도 만들었다. 차우철 롯데지알에스 대표의 승진 역시 같은 맥락이다. 롯데지알에스는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성과를 바탕으로 한 인사는 유통군에서 더 두드러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2021년 정기 인사 때 김상현 홈플러스 대표를 유통군 총괄 및 부회장으로, 정준호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롯데백화점 대표로 직접 발탁했다. ‘롯데맨’이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롯데의 대표적인 조직 문화인 ‘순혈주의’를 깬 파격 인사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경쟁사 출신 인사들이 롯데에 적응하기 힘들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혁신과 실적 개선에서 성과를 내면서 김 부회장은 유임, 정 대표는 사장으로 승진했다. 반면 롯데온(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과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대표는 교체됐다.

고수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부사장,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부사장, 정준호 롯데백화점 부사장 등도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례적으로 40대 대표이사도 탄생했다. 롯데헬스케어 대표에는 우웅조 상무가 선임되며 롯데그룹 안에서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등과 함께 40대 기수로 떠올랐다.

신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인사들도 대거 중용됐다. 롯데정보통신에서 IT·DT(디지털전환)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됐다. 노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 재임 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시스템통합(SI) 중심의 사업을 대폭 개편하는 데 성공했다.

외부 인사도 대표이사로 대거 영입하며 인재 다양성을 확보했다. 롯데물산 대표에 장재훈 존스랑라살(JLL) 코리아 대표를 영입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인 박익진 대표는 롯데e커머스 대표로 이동해 크고 작은 e커머스 사업 투자와 대대적인 사업 개편을 수행할 예정이다.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 역시 롯데AMC 대표로 영입됐다. 김 대표는 전국에 흩어진 계열사들의 부동산을 효과적으로 유동화해 그룹의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여성 인재 발탁도 두드러진다. 롯데AMC의 김 대표를 포함해 롯데의 여성 대표이사는 3명이다. 2018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발탁한 후 최대 규모다. 전무 이상 여성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했다. 롯데 관계자는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와 핵심 인재 재배치, 외부 인재 영입 등을 중점으로 인사하며 지난해 대비 주요 경영진이 대폭 교체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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