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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투기업 “韓 노동시장 경직”…고용 유연화 노동개혁 서둘러라


국내에 진출한 외국인 투자 기업 중 36.5%가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다고 지적했다. 해고와 파견, 근로시간 등을 엄격하게 규제하는 노동시장 환경이 외국인 투자 유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근로자 100인 이상인 외투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본사가 위치한 국가에 비해 한국의 노동시장이 경직적인지’ 여부를 묻는 설문에 응답 기업의 29%는 ‘다소 그렇다’, 7.5%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한국 노동시장의 리스크로는 34%가 ‘고용 유연성 부족’을, 23%는 ‘경직된 근로시간제’를 각각 꼽았다. 정부 과제로 고용 유연성 제고를 꼽은 기업이 23.5%로 가장 많았다.

해고가 까다롭고 노동 비용이 많이 드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경직성은 기업 효율을 떨어뜨리고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고질병으로 지목돼 왔다.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은 2019년 기준 141개국 중 97위로 바닥권이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도 올해 우리나라 노동시장 효율성을 64개국 중 39위로 평가했다. 과도하게 엄격한 고용·해고 규제에 발목 잡힌 기업들은 저성과 직원들을 끌어안느라 혁신과 성장을 위한 우수 인재 채용과 신규 투자 여력을 잃게 마련이다. 고용 유연성 제고 없이는 외국 자본 유치는커녕 국내 기업들마저 해외로 떠나갈 수 있다.

고용 유연화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은 여전히 답보 상태다. 산업 현장의 법치 확립과 노조 회계 투명성 확보 등의 개혁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그 이상의 진전이 없다. 14일 윤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노사정 대표가 모였지만 개혁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여전한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개혁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대로는 변죽만 울리다가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고용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보강하는 동시에 채용·해고 등 고용 유연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노동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근로시간 유연화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 체계 개편, ‘노조에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데도 불굴의 의지를 발휘해 노동시장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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