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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면 英 전통명가…빌라의 부활[서재원의 축덕축톡]

■EPL 깜짝 선두권…우승경쟁 참전

135년 전 '프로리그 창설' 주도

7회 우승·유럽도 제패했지만

하위권 맴돌고 2부 강등 반복

에메리 감독 취임 후 강팀 진화

맨시티·아스널 꺾어 챔스행 기대

애스턴 빌라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오른쪽부터)와 수비수 디에고 카를로스가 이달 10일 리그 선두 아스널을 꺾은 뒤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나이 에메리 애스턴 빌라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4년 전만 해도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 리그인 챔피언십에 머물러 있던 애스턴 빌라가 22일(한국 시간) 현재 3위를 달리며 프리미어리그(EPL)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오래전 자신들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넘어 43년 만의 1부 리그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말 그대로 ‘깜짝’ 돌풍이다.

빌라는 오랫동안 하위권을 맴돌았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한 팀이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뼈대 있는 가문 중 하나다. 1874년에 창단해 약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빌라는 세계 최초의 프로축구 리그인 풋볼리그(현 EPL)의 창립 멤버 중 하나다. 풋볼리그 창설을 처음 제안한 팀도 빌라였다. 1880년대 잉글랜드 축구계에 프로화의 바람이 불자 당시 빌라의 회장이었던 윌리엄 맥그리거(스코틀랜드)는 블랙번 로버스, 볼턴 원더러스, 프레스턴 노스 엔드,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등에 풋볼리그 창설을 제안했다. 그렇게 탄생해 1888~1889 시즌 역사적인 출범을 이룬 풋볼리그에서 맥그리거는 초대 회장직을 맡았다.

빌라는 풋볼리그 창립 초기에 강팀으로서 그라운드를 호령했다. 첫 시즌 준우승에 머물며 아쉽게 초대 챔피언의 자리를 프레스턴에 빼앗겼지만 여섯 번째 시즌인 1893~1894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것을 시작으로 7년간 5회 우승의 역사를 썼다. 하지만 이후 강등과 승격을 오가는 등 팀이 흔들렸고 1980~1981 시즌 1부 리그 통산 일곱 번째 우승을 끝으로 우승컵을 만져보지 못하고 있다. 7회 우승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20회), 리버풀(19회), 아스널(13회), 에버턴·맨체스터 시티(9회) 다음으로 잉글랜드 클럽 중 여섯 번째 최다 우승 기록이다.



빌라는 유럽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잉글랜드의 6개 팀(맨유·리버풀·노팅엄·에버턴·맨시티)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1881~1882 시즌 UEFA 유러피언컵(현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꺾고 정상에 오른 뒤로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다. 유럽 챔피언이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부진은 계속됐고 2015~2016 시즌에는 리그 최하위로 다시 한 번 2부 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4년 만인 2019~2020 시즌 EPL 무대로 복귀했지만 세 시즌 동안 하위권을 전전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빌라를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화시킨 것은 스페인 출신 명장 우나이 에메리(52) 감독이다. 스페인 발렌시아·세비야,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잉글랜드 아스널 등을 지휘했던 그는 지난해 11월 부임 당시 17위까지 추락해 강등 위기에 놓여 있던 빌라를 최종 7위로 끌어 올렸다.

에메리 감독의 빌라는 올 시즌 새로운 강팀으로 거듭났다. 최전방 공격수 올리 왓킨스(28·잉글랜드)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 축구가 돋보인다. 최근 한 달 새 토트넘(2대1), 맨체스터 시티(1대0), 아스널(1대0) 등 강팀들을 차례로 격파한 빌라는 다음 시즌 챔스 진출권이 주어지는 톱 4에 진입한 지 오래다. 유로파리그만 네 차례 우승해 ‘유로파의 왕’으로 불리는 에메리 감독답게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조별리그에서는 조 1위로 16강에 선착했다.

41년 전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챔스 무대로의 복귀 기대도 부풀리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빌라가 타이틀 경쟁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챔스 진출은 가능할 것”이라며 “현재의 속도를 유지할 수 없다고 해도 에메리 감독은 그가 얼마나 재능 있는 감독인지를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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