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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석학들 “고부채·고금리·고령화 위기”…더 심각한 한국


경제 석학들이 5일(현지 시간) 개최된 전미경제학회(AEA) 연례 총회에서 미국 경제가 고부채·고금리·고령화 등 ‘3고(高)’ 여파로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제임스 하인스 미시간대 교수는 미국 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하면서 “빚을 갚느라 국방 및 연구개발(R&D) 예산이 삭감되면 미국이 경쟁력을 잃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경제학자들도 ‘단기 금리 급등으로 인한 미국의 금융 위기 가능성’ ‘기업 투자 감소’ ‘고령화로 성장 동력 위축’ 등의 우려를 쏟아냈다.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재정 적자, 고금리 등의 후유증이 쌓이면서 경제가 극도의 불균형 상태에 빠졌는데 이를 극복하려면 구조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석학들의 진단과 처방이다.

한국의 상황은 더 심하다. 공공 부문 부채(D3)는 2022년 이미 1588조 원을 넘겨 국내총생산(GDP)의 73.5%에 이르렀다. 올해 정부가 국채 이자를 갚는 데 드는 예산만 27조 4000억 원에 달한다. 기축통화국이어서 달러를 찍어내 빚을 갚을 수 있는 미국에 비할 형편이 아니다.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3분기 0.7명까지 떨어져 외신에 ‘국가 소멸 위기’가 거론될 정도로 인구절벽 문제는 심각하다. 또 꺾이지 않고 있는 고물가 추세를 감안하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여력도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을 동원한 전통적인 경기 부양책은 효과가 떨어지고 물가 상승, 금융 불안 등 위험 요인만 심화시킬 뿐이다.

우리 경제가 저성장 고착화의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노동·교육·연금 등 구조 개혁, 규제 혁파 등을 통해 민간의 혁신과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윤석열 정부도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걸었지만 고물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당면 위기에 대응하느라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조 개혁은 말은 쉽지만 이해 당사자의 고통과 반발을 초래한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경제의 기초 체력을 높이는 정공법을 택해야 한다. 그래야 신산업 육성과 기업의 초격차 기술 개발을 유도해 미래 성장 동력을 점화하고 중국 경기 침체와 미중 갈등 등 대외 리스크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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