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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동發 무역항로 동시다발 위기…공급망 불안 현실화 대비해야


중동 가자지구 전쟁의 확대·장기화와 그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12일 미국·영국이 주축이 된 다국적군이 글로벌 해상 교역의 요충지인 홍해의 항행을 위협해온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해 공습을 단행했다. 서방의 예멘 본토 군사시설 폭격에 후티 반군은 보복을 예고했다. 앞서 세계 에너지 수송의 길목인 호르무즈해협에서는 후티 반군의 배후 세력인 이란이 정당한 이유 없이 미국 유조선을 나포하는 일이 발생했다. 서방의 군사 개입과 이란의 맞불로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약 100일 만에 가자 전쟁이 서방과 중동 반미 세력의 맹주인 이란까지 끌어들인 중동 전쟁으로 번질 가능성이 부쩍 높아진 것이다.

중동발(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글로벌 교역과 공급망 불안 심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홍해는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30%, 상품 교역량의 12%를 차지한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천연가스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가는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출 통로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부품 부족으로 이달 말부터 2주간 독일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로 하는 등 공급망 불안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독일의 킬 세계경제연구소(IfW)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세계 무역 규모는 홍해 사태의 여파로 1.3% 감소했다. 만일 호르무즈까지 막힐 경우 공급망 교란과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세계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중동 사태로 당장 국내 기업들이 입은 피해는 없다. 하지만 결코 안도해서는 안 된다.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지하는 우리에게 중동 분쟁은 치명적 악재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항로 우회로 인한 운송 지연과 공급망 혼란이 심화할 경우 물가가 폭등하는 것은 물론 이제 겨우 회복되기 시작한 수출이 다시 부진의 늪에 빠질 위험이 크다. 정부는 중동 리스크가 우리 경제를 위협하지 못하도록 면밀한 모니터링과 빈틈없는 공급망 확보, 수출 기업에 대한 물류 지원 등 전방위 선제 대응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해당 지역에서 우리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고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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