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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0조 가보자고" 메모리 빅3 중 첫 적자 탈출, SK하이닉스의 비법은 -[biz-플러스]

4분기 흑자 전환…1년 만 적자 탈출

'효자' HBM 수요 급증…올해 생산량 2배로

감산은 유지, 설비투자도 신중하게

직원들에게는 670억 자사주 깜짝 지급

경기 이천의 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연합뉴스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 반도체 업계 ‘빅3’ 중 처음으로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반등 신호탄을 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과 함께 SK하이닉스의 대표 상품으로 떠오른 고대역폭메모리(HBM)는 올해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끌어올려 선도적 입지를 굳게 다질 계획이다. 지난해 고된 시절을 보낸 SK하이닉스는 올해 영업이익 10조 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낭보가 잇따르면서 회사는 직원들에게 670억 원 규모의 자사주를 깜짝 지급하며 축배를 들었다.

지긋지긋한 적자 털고…4분기 3460억원 ‘어닝 서프라이즈’




26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실적발표회를 열고 지난해 4분기 매출 11조 3055억 원, 영업이익 346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인 영업손실 515억 원을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2022년 4분기 이후 4개 분기 연속 이어진 ‘조 단위’ 적자를 끊어냈다. 연간 실적은 매출 32조 7657억 원, 영업손실 7조 7303억 원이다.

감산 효과로 제품판매단가(ASP)가 오른 데다 고성능·고부가 주력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의 가격과 수요가 크게 개선된 덕분이다. 고객사들도 가격 인상 조짐이 보이면서 주문을 늘리고 있다.

회사는 늘어난 수요에 맞춰 고성능 제품의 생산 능력은 높여 수익성 극대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새로운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HBM은 올해 상반기 중 5세대인 HBM3E를 출시하고 생산 능력은 2배로 높일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HBM3 매출은 전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고 AI 메모리 핵심 제품인 HBM 시장에서 선도 업체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DDR5 시장에서도 상당한 우위를 점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중에서도 초고용량인 128GB DDR5 D램 시장에서 독보적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에는 256GB D램 수요를 확인하고 고객사에 적기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D램 사업의 3대 축인 모바일 시장에서도 매출이 나올 만한 시장을 공략했다. SK하이닉스는 정보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모바일 D램 ‘LPDDR5T’ 제품을 지난해 11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 납품했다.

재고 역시 줄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 4분기 재고자산은 13조 4810억 원으로 재고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분기(17조 1820억 원)보다 21.54% 감소했다.

그래도 신중하게…설비투자·감산은 보수적으로




분위기는 긍정적이지만 회사는 전체 운영 방안으로 보면 올해에도 감산 기조를 유지하고 설비 투자 규모를 조정하는 등 보수적인 방침을 유지할 계획이다. 시장 정상화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 증가가 자칫 수익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해서다.

SK하이닉스는 흑자 전환에 시황 회복세까지 확인했지만 설비투자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회사는 과거처럼 시황 회복에 맞춘 공격적 투자로 공급과잉을 초래하는 업황 사이클을 만들지 않도록 하겠다는 전략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년 설비투자액인 19조 원 대비 50% 이상 깎은 돈을 투입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는 투자 비용을 소폭 올리겠지만 보수적인 기조는 그대로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 대신 수익성이 많이 남는 초고용량·고성능 D램 생산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감산 정책 역시 점진적 조정을 시사했다. 아직 가격 조정이 필요한 구형 D램, 낸드플래시는 감산 기조를 이어가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의 생산량은 늘려나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에 올라타면서 연간 영업이익 10조 원을 무리 없이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수림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에 AI용 칩 수요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 10조 6000억 원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적자 탈출 고생했어요” 자사주·격려금 ‘축포’ 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SK하이닉스는 같은 날 직원들에게 자사주와 격려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불황 극복을 위한 노력에 대해 감사를 표하는 한편 주도적인 미래 성장을 당부하는 의미를 담은 조치다.

SK하이닉스는 자사주 지급을 위해 이날 672억 원 규모의 보통주 47만 7390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지급 대상은 임원을 제외한 직원 3만 1826명이다. 한 명당 약 211만 원 상당인 15주씩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사내에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큰 폭의 기업가치 상승을 이끈 구성원들에게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격려금은 29일, 자사주는 추후 필요한 절차를 거쳐 다음 달 말 지급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특히 자사주 지급 결정에 대해 “회사의 핵심 경쟁력인 구성원들에게 미래 기업가치 제고를 향한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밝힌 ‘3년 내 기업가치 200조 원 달성’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별개로 생산성격려금(PI)도 26일 지급될 예정이다. PI는 반기별로 회사 목표 생산량에 도달했을 때 지급하는 인센티브로 이번 지급액은 기본급의 50%다. 회사는 최근 영업이익률 수준에 따라 PI를 차등 지급하기로 기준을 개선했다.

다만 이번 자사주·격려금 지급에서 임원은 제외됐다. 임원들에 대해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봉 등 모든 처우에 대한 결정을 회사가 하기로 했다. 회사는 확실하게 연속 흑자 전환을 달성하는 시점 이후에 임원에 대한 보상을 다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리더의 솔선수범을 통한 위기 극복을 지속적으로 주도하겠다”며 “구성원이 회사의 핵심이라는 SK의 인재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올해를 ‘전 세계 인공지능(AI) 인프라를 이끄는 르네상스 원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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