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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수은법 가로막은 국회





고물가 충격에 이어 경제 불황의 공포가 몰려 오고 있다. 지난해 1%대로 경제성장률이 꺾인 데 이어 올해도 저성장 고착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계·기업 부문이 빚에 짓눌려 있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경기 부양의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부분은 수출뿐인 상황이다. 지난해 국내 방산 업체들이 따낸 최대 30조 원 규모의 폴란드 2차 무기 수출 계약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 초대형 계약은 좌초 위기에 몰려 있다. 기업을 독려해도 모자랄 상황에서 국회가 입법 지연 횡포를 부린 탓이다. 계약을 마무리하려면 수출입은행의 정책금융이 필요한데 한도가 모자라 입법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폴란드에 무기 구매 대금을 추가로 대출해줄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수은법 개정안을 여야에서 발의했지만 반년이 넘었지만 심사조차 되지 않고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제대로 논의도 하지 않은 채 중요 법안 처리를 마냥 미루는 것은 국회의 직무 유기이자 배임 행위다. 경제정책의 주도권이 국회로 넘어간 상황에서 정치권이 본연의 임무를 방기하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국회는 표심을 노린 법안 앞에서는 적극적이었다. 수십조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특별법 처리에는 여야가 합심해 일사천리다. 이달 25일 본회의를 통과한 달빛철도 특별법도 마찬가지다. 예비타당성조사를 생략할 만큼 시급하지도 않은 사업인데도 여야는 한마음으로 통과시켰다.

정부도 그동안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으로 할 일 다했다는 듯이 손을 놓은 데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말로는 ‘방산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면서 국회 통과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정책을 추진할 의지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은의 자본 확충은 방산뿐 아니라 반도체·2차전지 등 첨단 전략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아무리 여야가 싸워도 기업 수출을 가로막고 미래 먹거리를 죽이는 국가적 자해만은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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