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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硏 "중동 불안 장기화…물가상승·공급망 타격 우려"

미·이스라엘 간 가자지구 해법 인식차

전면전 확대 시 네옴시티 등 차질 우려

이스라엘 육군이 지난해 12월 21일(현지시간) 공개한 가자지구 작전 수행 모습. AFP연합뉴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촉발된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2일 발간한 ‘중동 분쟁 확산과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전개 시나리오를 △역내 긴장 완화 △역내 긴장 장기화 △전면전 확대로 나눠 분석했다.

이 중 ‘역내 긴장 장기화’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게 KIEP 측 판단이다. KIEP는 “이번 전쟁을 통해 하마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스라엘의 의지가 강하고 가자지구 해법에 있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 간 인식차가 존재한다”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영구 휴전 합의보단 역내 긴장 장기화 가능성이 조금 더 큰 것으로 사료된다”고 짚었다.

KIEP는 “정세가 안정될 경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뇌물수수·배임 혐의 관련 재판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이스라엘이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이유 중 하나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IEP는 “중동 내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이란과 친(親)이란 무장 단체는 홍해 선박에 대한 공격 지속, 호르무즈 해협 선박 나포, 역내 미군기지 공격 등을 통해 정세를 더 불안하게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길어질 경우 유럽·북아프리카 국가와의 교역 차질과 원자재 중심의 물가 상승 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이집트와 동유럽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는 우리 석유화학·배터리 기업들의 부품 공급 비용도 상승할 수 있다고 KIEP는 진단했다. KIEP는 “개발 사업이 확대된 이라크로 우리 기업의 재진출 의지가 높아졌으나 정세 불안이 지속될 경우 현지 진출 의지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KIEP는 ‘전면전 확대’가 가장 발생 확률이 낮은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올해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는데다 이란의 경기 부진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이란과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가 미국·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일 경우 우리나라 경제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동은 우리나라 수출의 3%, 건설 수주의 32.3%를 차지하는 지역이다.

KIEP는 “현재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장될 경우 지난해 12월 타결된 한-걸프협력이사회(GCC) 자유무역협정(FTA)의 효과가 절감될 수 있다”며 “네옴시티를 포함해 우리 기업이 참여하고 있는 현지 대규모 개발 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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