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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해운·롯데손보 등 ‘兆 단위 매물’에 M&A 시장 들썩 [시그널]

SK해운 부채 뺀 매착 수익 6조 대어

우리·하나금융, 롯데손보 인수 나서나

3조 높은 몸값, 외국 매각 가능성도


SK해운·롯데손해보험·프리드라이프 등 2018~2020년 사모펀드(PEF) 손에 넘겨졌던 국내 기업이 올 인수합병(M&A) 시장에 쏟아질 전망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2021년부터 급격하게 금리를 올린 탓에 냉각됐던 M&A 시장이 올해부터는 정상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여기에 PEF가 펀드 내 자산을 매각해야 할 시기도 맞물려 M&A 시장에는 수 조 원 단위 매물을 팔려는 PEF와 적정 가격에 사들이려는 기업들 간의 치열한 정보전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EF가 올해 시장에 내놨거나 잠재 매물로 분류된 주요 기업은 약 20곳이다. 2018~2020년 PEF가 사들인 기업들로 올해와 내년 중 펀드가 만기를 맞으면서 투자금 회수(엑시트)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PEF가 M&A 시장에 내놓을 기업 중 대어로는 단연 SK해운이 첫 손에 꼽힌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10월 1조 5000억 원에 SK해운을 인수했다. 매각 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한앤컴퍼니가 SK해운의 부채를 포함해 100억 달러(약 13조 원)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혹은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K해운 부채는 총 6조 원 규모다. 부채를 제외해도 7조 원의 매각 수익을 얻는 것이다. 한앤컴퍼니의 SK해운 매각 작업은 지난해 초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SK해운의 주력 사업인 탱커사업부에 대한 분할 매각을 고려했다. 한앤컴퍼니는 SK해운 탱커 사업부에 대한 지분 가치가 20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해운업이 불황에 접어든 점, 선박 수가 급증하며 경쟁력있는 운임을 받아내기 어려운 점은 장애물로 꼽힌다.



JKL파트너스는 2019년 인수한 롯데보험 매각 작업에 한창이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내며 몸값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초부터 3분기까지 262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 영업이익은 3449억 원을 냈다. IB 업계에서는 매각을 앞두고 실적을 만들기 위해 과도한 드라이브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면서도, 분기 당 1000억 원대 이익을 내는 점은 경이적이라고 평가가 나왔다.

IB 업계 관계자는 “주요 금융지주들은 매 분기 500억 원 수준의 순이익 차이를 내며 경쟁을 하고 있다“며 “롯데손보를 인수하면 단숨에 업계 실적 상위권 등극이 가능해 관심이 가는 매물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보험 자회사가 없는 우리금융이 인수에 의욕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본다. 4대 금융사 중 우리금융은 하나금융과 함께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10% 안팎에 불과하다.



다만 문제는 가격이다. 시장에서는 최대 매각가를 3조 원으로 본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5월 롯데그룹에서 롯데손해보험 지분 53.49%를 3734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유상증자 3600억 원에 자금을 추가 투입했다. 총 7300억 원을 투자한 것이다. 사모펀드는 통상 5년 투자에 2배 수익을 기대한다. 매각가가 최소 2조 원에서 최대 3조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높은 매각가에 해외 M&A 가능성도 나온다. 롯데손해보험의 매각 주관사는 JP모건이다.

블랙스톤이 지난 2019년 인수한 국내 1위 의약품 유통업체 지오영, VIG파트너스(2020년 6월 인수)의 상조 업체 프리드라이프도 모두 올해 M&A 시장을 흔들 조(兆) 원 단위 대어로 꼽힌다. 프랙시스는 비즈니스온(2019년 9월 인수)을 3000억 원에 매각하려 하고 있다.

IB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M&A 시장 경색이 조금씩 풀릴 것으로 본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선 금리 인하로 자금 조달 환경이 원활해져야 하고, 현재까지는 매각가 여전히 높아 인수자의 반응이 시큰둥하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매각가가 현실화하면서 실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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