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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업 리포트] '깜깜이' 인테리어가격 표준화…관행 깨고 신뢰 얻었다

■김준영 아파트멘터리 공동대표 인터뷰

평형별 견적 시스템·정찰제 도입

자체 앱으로 고객에 전 과정 공개

A/S센터 마련해 1년 사후관리도

산업銀 등 누적 580억 투자유치

3년새 매출 4배 가까이 수직상승

오피스 전용 서비스로 사업 확장


인테리어 시장은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꼽힐 정도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다. 인테리어 서비스는 상담, 견적, 계약, 실측, 시공·완공, 사후관리 등으로 구성되는데, 소비자가 각 단계별 서비스에 대해 세세하게 알기 힘들고 기본적인 불신도 크다 보니 소비자는 무작정 싼값을 지불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특히 부실한 사후관리(A/S)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이 끊이지 않는다. 아파트멘터리는 이처럼 낙후된 인테리어 시장에서 고객에게 ‘예측 가능한 여정’을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준영(사진) 아파트멘터리 공동대표는 1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인테리어 시장 혁신 비결을 묻는 질문에 “고객 경험 만족을 시종일관 집요하게 추진한 것이 주효했다”고 답했다.

인테리어 시공 과정에서 집주인과 업체 사이 갈등이 생기는 경우는 허다하다. 전국에 인테리어 업체가 5만 곳이 넘게 있지만 자재와 시공방법 등이 워낙 다양하고, 표준이 없는 탓이다. 아파트멘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표준견적시스템을 도입했다. 표준견적시스템은 누적된 시공·견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정찰제를 마련했고, 평형대별 동일한 금액을 제시한다. 인테리어의 품질과 가격, 관리 상태 등을 살펴 아파트 평형별 시공금액을 사전에 추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고객 입장에선 인테리어 예산을 합리적으로 짤 수 있다.

김 대표는 “평형대별 가격은 업계에서 수십 년간 노출하는 것을 금기시해왔지만 아파트멘터리가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점에서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A/S는 항상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하고 사후관리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선의의 경쟁 문화를 만든 것도 아파트멘터리가 업계에 기여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투명성을 대폭 높인 것은 물론이고 고객들의 사후 만족도를 위해서도 IT 시스템 구축 등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소통 애플리케이션인 마이피치앱은 상담부터 완공까지 전 과정을 고객이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담당 매니저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견적서와 계약서, 동의서, 마감서 등 난해한 문서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어 고객들의 호평이 끊이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A/S센터인 A케어센터를 별도로 둬 완공 후 1년까지 사후관리도 책임지고 있다.





김 대표가 가장 고무적으로 바라보는 지표 역시 고객 만족도다. 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5점 만점에 최고점을 준 고객의 비중은 59.5%에 달한다. 디자이너의 생각이 아닌 고객이 생각하는 디자인을 구현하는데 집중하는 역발상 전략을 택한 것도 고객 만족도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모든 서비스를 고객 중심의 가치를 두고 기획한 덕분에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서 “가령 대부분의 기업은 디자이너를 위한 디자인 트렌드를 제시하는 게 일반적인 반면 아파트멘터리는 디자인에 대한 고객의 생각을 실제 서비스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제품·서비스를 기획할 때 고객 스터디부터 시작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성과는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했기에 가능했다. 아파트멘터리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580억원에 이른다. 2022년 9월에는 삼천리자산운용, 넵스톤홀딩스, 레버런트파트너스, 신한금융그룹, 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이 참여한 450억원 규모의 시리즈C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아파트멘터리가 시공한 인테리어 사례 / 사진제공=아파트멘터리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도 매출이 꾸준하게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0년 매출액이 10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1년 150억원, 2022년 270억 원, 2023년 4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기존 주력 사업인 리모델링 서비스 외에 PB 브랜드들이 매출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낸 결과다.

아파트멘터리의 대표적인 PB 브랜드는 더 그란(THE GRANN), 리튼(RITTEN), 파츠(PARTS), 라이프시리즈(LIFE SERIES) 등이다. 그란은 아파트멘터리가 전개하는 욕실 브랜드다. 고급 타월, 로브 등은 20~30대 고객 사이에서 '호텔 수건'으로 입소문을 탔다. 파츠는 마루, 타일, 벽지 등 인테리어 시공 관련 재료를 전개하는 브랜드로 아파트멘터리의 본업과 연계성이 가장 뛰어난 브랜드로 여겨진다.

김 대표는 “비싼 돈을 투입해 리모델링을 했는데 정작 집에 둘 소품이 마땅히 없으면 고객 만족도가 아무래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각종 PB브랜드들을 직접 론칭하게 된 배경”이라고 소개했다.

아파트멘터리는 앞으로 더욱 가파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김 대표는 전망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약 50조원에 이른다. 인테리어 리모델링에 필요한 시공과 가구, 소품 등을 모두 포함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시장 규모다. 이 중 3분의 2가량이 리모델링 시장에 해당한다.

김 대표는 “아파트리모델링은 전체 리모델링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시장 규모만 10조원 초반에서 15조원 사이에 이른다”면서 “약 5만 개의 업체가 경쟁을 하고 있지만, 10% 시장점유율 달성은 앞으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자신했다.

사업 영역도 보다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파트멘터리는 지난해 오피스 인테리어 전용 서비스 ‘오피스멘터리’를 출시했다. 장기간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이 늘면서 사무실 환경에 개선하려는 기업들이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오피스멘터리는 전문 감리 시스템·사무환경 컨설팅·인테리어 모듈화 서비스·체계적인 시공 시스템으로 모든 과정이 진행된다.

현재 전국에 10개인 오프라인 지점도 늘려갈 방침이다. 김 대표는 “아파트멘터리의 타깃 고객층인 '미들노트세대(확고한 취향으로 리빙 시장을 선도하는 3040 세대)'가 밀집한 곳 위주로 직영점을 추가로 늘려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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