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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공개 저격'에도…'의대 증원 찬성' 서울대 교수 "내 생각 변함 없어"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사진=MBC ‘100분 토론’ 방송 화면 캡처




지난 20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찬성 입장을 내놨다가 대한의사협회로부터 ‘공개 저격’을 당한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가 “의대 정원을 먼저 늘려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22일 김 교수는 머니투데이에 "의사들의 인신공격과 신문광고, SNS 등 '공개 저격'은 문제"라면서도 기존 입장을 굽히지는 않았다.

김 교수는 MBC 방송 이후 의협과 의사들로부터 ‘공개 비난’을 받아왔다. 의협은 21일 국내 한 일간지에 “교수님! 제자들이 왜 그러는지는 아십니까?”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를 게재했다.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해당 광고에 대해 논의할 때 의대 증원에 찬성하는 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의 이름이 거론됐었다”며 ‘저격 광고’ 대상을 암시한 바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지난 21일 국내 한 일간지에 게재한 “교수님! 제자들이 왜 그러는지는 아십니까?”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 사진=연합뉴스


의협은 광고를 통해 “전공의들은 전문의가 되면 개원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중노동을 견뎌왔지만 현실은 처참하다”고 밝혔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의사와 환자가 증가한 반면 지난 20년 동안 의원급 외래 환자는 35% 줄었으며 자기 전문과목 환자가 없어서 전문과 간판을 뗀 의원이 6277곳”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가 매년 5000여 명의 신규 의사를 배출해 의사를 죽이고 급여와 비급여의 혼합진료를 금지해 개원가의 씨를 말리겠다고 한다”고 전공의 단체행동의 변을 밝혔다. 앞서 의협은 그를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심의 대상에 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공개 저격’에도 김 교수는 뜻을 굽히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난해 OECD 통계에서 우리나라 의과대학 졸업생 수는 OECD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며 "현재의 2배 수준으로 늘리지 않은 한 의사 수 격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족한 의사 수와 향후 고령화 등으로 증가하는 의료 수요에 대응하려면 중장기적으로 15년간 4500명씩 총 6만명 이상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25학년도 의과대학 정원을 현재 3058명에서 5058명으로 2000명(65%) 늘리기로 했다.

김 교수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근거에 대해 "OECD 통계 외에도 응급실 뺑뺑이, 소아 진료 대란, 지방 의료 붕괴나 연봉 2억원 남짓의 종합병원 봉직의 월급이 3~4억원으로 오른 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대학병원에서 전공의가 80시간 일하고, 2만명가량의 PA(진료보조인력) 간호사가 활동하는 것도 의사가 부족하지 않으면 생길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등이 의대 증원만으로 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물론 배분 정책이 중요하다"며 "그런 내용이 대부분 정부의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금 만들어진 계획을 정교하게 발전시키면 당면한 필수 의료 붕괴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협 등의 파업으로 의료 개혁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뒷전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의대 정원은 지금 늘려도 6~10년 뒤에 배출되는 것이라 정부 정책과 계획이 확고한 지금 의대 정원을 먼저 늘리는 게 맞다"라면서 "그 과정에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가 잘 이행되는지, 늘어난 의대 정원 규모가 적정한지 등은 별도의 감시 기구 등을 만들어 관리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이탈 사흘째인 22일 대구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김 교수는 MBC 방송에 출연해 “2019년에 2억원 남짓하던 지금 종합병원 봉직의(월급의사) 연봉이 최근에 3억~4억원까지 올랐다.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이 80시간을 일한다고 한다. 대학병원은 PA라는 간호사 위주의 진료 보조 인력을 2만명 가까이 쓰고 있다. 의사가 부족하지 않은데 그럴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증원에 따른 이공계 블랙홀 우려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의대를 졸업하고 전문의를 마친 뒤 군대까지 다녀오면 35살 무렵이 되는데, 34살에 전문의가 돼서 받는 연봉이 3억~4억이다. 반면 대기업에 들어가면 35살 과장 연봉이 1억 남짓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부 잘해서 대기업에 갔는데도 불구하고 1억 밖에 못 벌면 누구나 의대 가고 싶어 하지 않겠나. 의대 쏠림의 근본적 원인은 의사 수입이 다른 직업을 선택하는 것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의대 증원을 통해 의사 수입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는 게 의대 쏠림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이라며 “의대 증원에 따른 이공계 학생들의 의대 쏠림이라는 일시적 현상을 문제 삼는 것은 문제의 근본을 덮고 표면적인 증상만 해결하겠다는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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