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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딜레마…광고주 알리·테무냐, 쇼핑 파트너 중소셀러냐

산자부 e커머스 간담회 불참

광고주 알리·테무 눈치 본듯

네이버쇼핑 성장률 둔화 속

거액의 中자본 외면 힘들어

셀러들 커머스 이탈 우려도

네이버 검색을 통해 노출된 중국 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의 광고. 사진 제공=네이버




네이버가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국내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딜레마에 빠졌다. 광고 매출을 생각하면 거액의 자금을 집행하는 중국 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반갑지만, 커머스 사업 영역에서는 시장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중소 셀러들이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맥을 못 추고 있어 알리나 테무 덕에 광고 수익을 올리는 것이 마냥 기쁘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관이 주재한 유통업계 간담회에 불참한 것을 놓고 광고주인 알리·테무 등을 의식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해당 간담회는 국내 유통시장을 잠식중인 중국 e커머스 업체에 대한 대비책을 논의하는 자리였는데 쿠팡과 함께 국내 인터넷 쇼핑을 대표하는 양대 산맥인 네이버쇼핑이 빠진 것이다. 네이버는 당초 참석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취소했다. 네이버에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는 광고주인 알리·테무 등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테무의 광고 집행액이 공개되지는 않지만 최근 테무가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광고에만 수백억 원을 쏟아부은 것을 감안하면 네이버에도 상당한 광고비를 지출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최근 2023년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직구 플랫폼은) 경쟁 상대일 뿐만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라며 “알리는 네이버 플랫폼에 데이터베이스(DB)를 연동해 광고를 집행 중이고 테무 역시 광고 집행 규모가 늘어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광고 수익이 네이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3조 5891억 원의 서치 플랫폼(검색 및 광고) 매출을 거뒀다. 전체 매출(9조 6706억 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1%로 1위다. 여기에는 알리·테무 등이 집행한 광고 매출도 포함된다. 네이버가 중국 e커머스 업체들의 수혜를 보는 것은 광고 사업 뿐만이 아니다. 현재 알리와 테무는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을 결제 플랫폼으로 채택하고 있다. 고객들이 알리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할 경우 네이버 입장에서는 페이 이용실적이 확대되는 것이다.

다만 네이버가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는 커머스 사업군의 경우 지난해 2조 5466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성장했지만, 매출액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다. 커머스 매출액의 분기별 전년 동기 증감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4분기 35.7%로 작년 1분기(45.5%)보다 성장세가 둔화됐다. 알리·테무 등과의 경쟁이 치열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네이버쇼핑 입점 셀러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 직매입을 하는 쿠팡과 달리 오픈마켓 위주인 네이버는 입점 업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저가로 밀어붙이는 알리·테무 탓에 최근 셀러들의 수익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 셀러 중 다수는 그동안 함께 사업을 해왔던 네이버가 자신들의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 e커머스 업체들과 협력하는데 배신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셀러들이 네이버쇼핑에서 빠져나가고 커머스 사업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중국 e커머스 업체의 부상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다루는 상품의 퀄리티가 알리·테무보다 뛰어나고 배송 기간도 짧다는 점에서 당장 실질적인 위험 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 대표는 “중국 커머스는 이용자들에게 주는 가치가 선명하기 때문에 성장이 가팔라진 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네이버쇼핑이 제공하는 상품이나 정보의 커버리지가 광범위해 직접적으로 받는 영향은 아직 정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그 규모 자체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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