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다시 3%대로 뛰어오른 것이 확인된 6일 정부가 제때 가격을 내리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식품 기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정부가 물가 관리 실패의 책임을 기업에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국제 곡물 가격이 2022년 고점보다 절반가량 하락했지만 밀가루·식용유 등 식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면 하락 시에는 제때, 하락분만큼 가격을 제대로 내리는 것이 합리적인 경영 활동”이라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4일 기준 S&P식량가격지수는 391로 지난해 말(438)보다 9.4%, 고점이었던 2022년 5월 17일(736)보다 46.9% 하락했다. 지난달 26일 기준 1톤당 국제 대두유와 밀 가격은 각각 992달러, 212달러로 전년보다 대두유는 26.0%, 밀은 23.2%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제 옥수수 가격도 39.4% 낮아졌다. 반면 국내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2022년 5월 109.18에서 지난달 118.94로 오히려 8.9% 올랐다.
기재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식품 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국제 원재료 가격 하락분이 식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도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가공식품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식품 기업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압박했다.
재계에서는 정부가 물가 급등의 원인을 기업으로 돌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곡물 가격이 제품 값에 반영되는 데는 시차가 있고 가격 산정에는 원자재 외에도 물류와 인건비, 마진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정유사와 식품 업체에 문제가 있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며 “물가 관리 문제를 기업 책임으로 돌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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