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총선에 나선 국민의힘 조수연(대전 서구갑) 후보가 일제 강점기를 옹호하는 취지의 글을 쓴 것으로 확인돼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국민의힘 공천을 받은 후보자가 백성들이 ‘조선 지배’보다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는 망언을 해 국민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후보들이 잇따라 ‘설화’에 휩싸이고 황당한 행태를 보여 국민의힘 총선 전략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우려된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후보는 2017년 8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선) 백성들은 진실로 대한제국의 망국을 슬퍼했을까.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는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라고 밝혔다.
조 후보는 “친일파가 없었으면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았을까. 그렇지 않다” 라면서 “조선은 오래전부터 국가의 기능이 마비된 식물 나라였다”고 적었다.
을사늑약 강제 체결에 찬성한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친일파 이완용을 두둔하기도 했다. 그는 “망국의 제1책임은 누가 뭐래도 군주인 고종” 이라면서 “이완용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군주의 책임을 신하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했다.
조 후보는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매국노인 이완용을 옹호할 생각은 없었다” 라며 “전체적인 틀에서 위정자들이 잘해야 하고, 조선이 멸망한 원인은 종합적으로 고찰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해의 소지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앞서도 일부 국민의힘 후보들은 ‘친일 발언’으로 논란이 돼 국민적 비판의 대상이 된 바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서산장학재단 장학금 전달식에서 이토 히로부미에 대해 “한반도에 끔찍한 사태를 불러온 인물이고 그만큼 우리에게 불행한 역사이지만,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인재를 키웠던 선례”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이후 성 의원은 페이스북에 “장학 사업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취지와 다르게 비유가 적절치 못했던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한편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전날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이 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구)에 대한 공천 유지를 결정했다. 도 후보는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18 민주화운동에는 굉장히 문제적인 부분이 있고 북한의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논란이 불거지자 도 후보는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 나와 “도태우 후보 과거 발언이 문제가 있다” 면서도 “(도 후보의 입장문에서)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충실히 이어받고,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에 대한 당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한다고 밝혔다”며 공천 유지 사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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