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위해 개발한 ‘스타십’ 세 번째 발사에서 48분간 비행하며 지구궤도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비행체는 낙하 도중 분해됐지만 두 번째 발사에서 10분에 그쳤던 비행시간이 대폭 늘어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스페이스X는 미 중부 시각으로 오전 8시 25분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 우주 발사 시설 ‘스타베이스’에서 스타십을 발사했다. 시험비행을 위해 화물 없이 무인 발사된 비행체는 성공적으로 지구 저궤도인 지상 200㎞를 돌파한 뒤 234㎞에 도달해 최고 시속 2만 6000㎞로 약 48분간 지구 반 바퀴를 돌았다. 그러나 재사용을 위한 귀환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인도양 상공에서 하강하던 우주선은 붉은 불꽃을 일으키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상 송출을 멈췄다. 직후 스페이스X는 지구에 진입하던 스타십과의 교신이 끊어졌고 스타십과 위성 서비스 스타링크 간 연결도 중단됐다. 이에 대해 스페이스X는 “우주선을 잃어버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대기권 진입 중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당초 계획했던 65분의 비행과 인도양 재진입은 실패로 끝났지만 머스크와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4월과 11월 두 차례 시험비행이 각각 4분, 10분 만에 실패했던 전례와 비교할 때 비행시간이 크게 늘어난 데다 로켓 발사의 본목적인 궤도 안착에 성공했다는 판단에서다.
머스크는 이날 “스타십이 인류를 화성으로 데려다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스타십으로 2026년 인류를 달에 보내는 ‘아르테미스’ 3단계 임무를 수행할 계획을 갖고 있는 빌 넬슨 나사 국장도 “스페이스X의 성공적인 시험비행을 축하한다”며 “달과 화성을 바라보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 연방항공청(FAA)은 규정대로 이번 발사 실패에 대한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제작에는 대당 9000만 달러(약 1190억 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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