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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탄소는 블루오션…ESG분야 ERP 선도기업 될것"[줌업 CEO]

■함진기 글래스돔코리아 대표

2026년 탄소배출량 신고의무 등

美·EU 주요국 규제 강화 발맞춰

제조과정 탄소량 측정기기 개발

제품·공정별 맞춤형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빠른 실행력이다. 조직 규모가 작고 얽매여 있는 이해관계가 많지 않다보니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려 변화하는 시장에 시시각각 대응할 수 있다. 미국 스탠포드대 컴퓨터공학과 출신 김대웅 대표가 2019년 설립한 글래스돔은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탄소 규제 시장에 맞춰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각종 제조 기업이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배터리법, 미국 청정경쟁법(CCA) 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제조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글래스돔의 핵심 사업이다.

글래스돔이 2020년 한국에 설립한 글래스돔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함진기 대표는 22일 서울경제신문 인터뷰에서 “제조 현장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선도하는 독일 SAP처럼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장을 이끄는 것이 글래스돔의 목표”라고 말했다. 글래스돔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사업은 EU CBAM 규제 대상이 되는 기업들이 제조 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을 정확히 측정해 EU에 보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계측기를 제조 현장 내 각종 설비에 부착하기만 하면 전력·냉매·스팀·가스·원재료 소비량을 측정한 뒤 암호화한 형태로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시키는 디지털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다.

글로벌 환경 규제는 확대 추세에 있다. CBAM은 EU 역내로 수입되는 알루미늄·철강·수소·시멘트·비료·전기 등 6개 품목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해 보고서를 제출하게 하고, 보고를 누락하거나 부정확하게 할 시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2023년 10월 시행돼 2025년 말까지 전환 기간을 거치며 2026년부터 본격 시행된다. EU 배터리법에 따라 배터리 제품도 2026년부터는 탄소 배출량을 신고하는 의무가 부여될 예정이며 미국 수출 제품도 2026년부터 석유화학·철강·알루미늄 등 12개 분야에서는 탄소발자국을 알려야 한다.



이들 규제는 공장별 탄소 배출량을 측정하는 것을 넘어 제품별로 탄소발자국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되고 있다. 제품별로 탄소 배출량을 정확하게 보고하기 위해서는 제품 원자재 물류 과정에서 생기는 탄소량을 알아내고 기타 부품을 민드는 협력사 제조 공정에서 발생되는 탄소까지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물류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계측하는 ‘탄소 회계’ 등이 발전하고 있지만 수많은 협력사가 배출하는 탄소까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다. 제품별 탄소 배출량을 안다는 것은 투입 원자재와 원가를 추측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협력사들이 정확한 보고를 꺼리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를 감안해 글래스돔은 자체 솔루션으로 측정한 탄소 데이터를 암호화한 형태로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탄소 측정을 위한 인력을 대거 고용하기 어려운 협력사들의 실정을 고려해 각종 설비에 부착하기만 하면 자동으로 탄소 배출량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 각 설비는 ERP 시스템에 따라 공정별로 재료 투입량을 정확하게 배분할 수 있도록 돼 있는데, 이런 설비별 특성에 맞춰 ‘특화형’ 기기를 개발한 것이 경쟁력이다. 미쓰비시, 지멘스, LS산전 등 제조 현장에 주로 쓰이는 설비엔 모두 글래스돔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함 대표는 “세계 주요국 환경 규제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여서 무역과 수출에 의존하는 국내 기업들에게는 ‘탈탄소’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기업별 제품, 공정, 니즈에 맞춰 특화된 솔루션을 발빠르게 제공하는 데 주력해 ESG 산업 내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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