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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폭발음·불꽃 뒤덮여…'보복 악순환' 우려에 긴장감 고조 [이란, 이스라엘 본토 공격]

■ 5차 중동전쟁 확전 갈림길

헤즈볼라 등 무장세력들도 가세

IDF "미사일·드론 99% 요격성공"

대공습에도 민간인명 피해 적어

美 등 "이란 규탄"…안보리 소집

이스라엘 달래며 확전막기 총력

13일 밤 이란의 공습에 이스라엘의 방공체제인 아이언돔이 대응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13일(현지 시간) 밤 이스라엘을 향해 수십 대의 무장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쏴 공습을 전격 감행하면서 ‘중동의 화약고’가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두 나라는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적대적인 관계를 이어왔지만 직접적인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 헤즈볼라 등 이슬람권 무장세력까지 이스라엘 공격에 동시다발적으로 가세하면서 중동 지역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경우 보복의 악순환이 반복돼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밤의 공습…이스라엘 뒤덮은 드론=14일 CNN과 뉴욕타임스(NYT)·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13일 밤 이스라엘 영토를 향한 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 추산 300기 이상의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드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방공 체계인 아이언돔과 전투기에 의한 요격이 밤새 이뤄지면서 이스라엘 전역이 강렬한 폭음과 불꽃으로 뒤덮였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주요 도시에서는 공습 사이렌이 쉴 새 없이 울렸으며 군 당국은 시민들에게 ‘방공호로 피신할 것’을 지시했다. 일부 발사체는 방어막을 통과하면서 군사 기지가 있는 북부 골란고원과 남부 네바팀 등에서 폭발이 관측되기도 했다. 이날 이란의 공습에 맞춰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도 이스라엘 군 기지에 로켓과 미사일을 수십 발 발사하는 등 공격에 가세하며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전례 없는 대규모 공습이었지만 다행히 민간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고된 민간 피해는 7세가량의 소녀가 머리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후송된 일이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동맹국의 일부 지원을 받아 이란이 발사한 무기를 99% 요격했다”고 밝혔다. IDF는 대부분 미사일과 드론이 이란에서 발사됐고 일부는 이라크와 예멘에서도 발사됐다고 분석했다.

이란은 유엔 주재 대표부를 통해 이번 공습이 이달 1일 이란영사관 폭격에 대한 보복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또 이번 공습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이 없을 경우 이란영사관 폭격과 관련한 보복은 이것으로 종결하겠다는 공식 입장도 밝혔다. 이란은 소셜미디어 X 계정으로 올린 성명을 통해 “이 문제는 이제 결론이 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권이 또 다른 실수를 저지른다면 이란의 대응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 문제는 이란과 불량 이스라엘 정권 사이의 갈등이며 미국은 참견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보냈다. 이스라엘군 역시 14일 오전 자국민에게 내린 대피 명령을 해제하고 폐쇄한 하늘길도 다시 열었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란의 공격이 우선은 일단락됐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란 국민들이 14일 테헤란의 영국 대사관 앞에 모여 이란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이란의 공습을 지지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대응에 촉각…“확전 막아야”=이란의 공격이 일단락되면서 공은 이스라엘로 넘어왔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일찌감치 강력한 재보복 방침을 밝혀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특히 지금까지 상대국 영토를 직접 공격하지 않았던 암묵적 합의를 깨고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첫 공격한 것에 대해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도 시사했다. 양국은 적대 관계였지만 이란은 이른바 ‘저항의 축’이라 불리는 예멘 후티 반군과 레바논 헤즈볼라, 시리아·이라크 민병대 등을 통해 이스라엘을 간접 공격했고 이스라엘 역시 역외에서 이란 요원을 암살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하지만 이란이 본토 공격을 감행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시 내각 회의를 갖고 “전례 없는 대응 계획”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우리는 우리를 해치는 자들을 누구든 해칠 것”이라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다만 양측의 무력 충돌이 이어지면서 중동전쟁으로 치닫는 상황은 국제사회가 가장 피하고 싶어하는 경로다. 특히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 항로인 ‘원유의 동맥’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를 시도할 경우 국제유가가 치솟으며 글로벌 경제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실제 이란은 공습 직전인 13일 오후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는 이스라엘 관련 포르투갈 국적의 화물선을 이란 영해로 나포하며 봉쇄가 현실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전문가들은 만에 하나 50년 만에 5차 중동전쟁이 촉발될 경우 1973년 ‘오일 쇼크’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확전을 막고 싶은 국제사회는 적극적으로 이스라엘 달래기에 나섰다. 미국은 “이스라엘을 확실하게 지원하겠다”면서도 “다만 어떠한 대이란 반격도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란에 대한 규탄을 요구하는 이스라엘의 요청을 받아들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소집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들과의 긴급 회의를 갖고 이란에 대한 “단결된 외교 대응”을 조율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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