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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뇌 속의 돌봄회로가 가동시킨 육아의 비밀

■부모됨의 뇌과학

첼시 코나보이 지음, 코쿤북스 펴냄





‘모성은 남성들이 만들어낸 환상'이라는 주장은 이제 고리타분할 정도로 대중화 됐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 주장을 반대한다. 반대론자들은 모성은 당연히 여성의 몸 안에 존재한다고 믿고, 이는 육아의 책임이 여성에게 기우는 현실에 힘을 보탠다.

2014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 사건 보도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이자 20년차 의학 전문기자인 첼시 코나보이는 자신의 첫 번째 책 ‘부모됨의 뇌과학’을 통해 ‘모성은 없다, 다만 부모됨의 마음은 어디에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의 원제목은 ‘마더 브레인(Mother Brain)’. 엄마의 뇌를 들여다보는 것이 이 책의 첫 번째 관문이다. 임신, 출산을 거치면서 ‘엄마’가 된 여성의 뇌는 어떤 변화를 거칠까. 저자는 다수의 연구 결과를 종합해 ‘여성의 뇌에는 출산 이후 ‘돌봄 회로’라는 것이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돌봄회로는 아이를 잘 돌보려고 애쓰는 행동, 즉 ‘모성'이라 불리는 감정 메커니즘을 말한다. 출산 후 여성은 호르몬의 변화를 겪는데 이 변화가 뇌에 영향을 미치고 돌봄회로의 생성을 촉진한다.



저자는 2008년 생물인류학자 제임스 릴링이 1~2세 자녀를 둔 아빠 64명과 자녀가 없는 남성 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소개하며, 아빠의 뇌도 들여다 본다. 아빠가 된 남성의 호르몬은 엄마가 된 여성의 호르몬과 동일하게 작동 할까. 연구 결과 아빠들의 옥시토신 수치는 아빠가 아닌 이들보다 33% 높았다. 옥시토신은 모유수유를 도와주며, 신뢰, 애착 등의 감정에 관여한다. 아빠들의 뇌 중 마음을 담당하는 영역은 어린 아이의 사진을 보았을 때 강력하게 반응했다.

저자는 이러한 결과가 ‘친부모는 아니지만 육아를 하고 있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을 소개한다. 아이를 위탁 보호하는 여성들이나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아 양육 중인 동성애자 아빠들의 뇌에서도 육아를 하고 있는 친부모와 유사한 변화가 관찰됐다.

저자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통해 양육 과정이 ‘부모’라고 정의된 이들의 뇌 구조를 꽤 비슷한 양상으로 변화시킨다고 주장한다. 부모가 되기로 마음 먹는다면 누구나 엄마처럼 호르몬의 변화를 경험하고, ‘부모의 뇌’로 변화하는 과정을 겪는다는 의미다. 세계 최악의 저출생을 겪는 한국에 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책을 읽다 보면 부모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아빠의 육아 휴직을 더 늘리고, 다양한 이들의 육아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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