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둘러싼 반발이 확산하면서 혼란이 1년 내내 이어졌다. 정부는 국가 R&D 제도 혁신을 이유로 올해 예산을 지난해보다 14.7% 줄여 과학기술계의 반발을 초래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을 역대 최대인 지난해 이상으로 복원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상황 수습에 나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미 차질을 빚은 올해 연구 과제에 대한 R&D 예산을 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불씨가 남았다는 반응도 있다.
우주항공청 개청 등 거버넌스 강화로 기술 패권 시대 대응력을 키웠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R&D 혁신의 일환으로 대통령 과학기술수석을 신설하고 우주항공 산업 지원을 위해 ‘한국형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우주항공청의 이달 말 출범 준비를 마쳤다. 정부는 최근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을 내정하며 재사용 발사체 등 민간 주도의 우주개발 경쟁을 준비 중이다. 또 인공지능(AI)·양자·바이오를 3대 게임 체인저 기술로 정하고 최근 육성 방안을 마련했으며 R&D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폐지도 검토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서는 통신 시장 경쟁 촉진을 위해 네 번째 이동통신사 출범을 이끌고 단말기유통법을 사실상 폐지해 이통사 간 경쟁을 유도하는 등 시장의 효율화를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알뜰폰(MVNO) 경쟁력이 떨어져 오히려 3사 과점이 공고해질 수 있다는 정책 역효과 우려도 있어 이를 해소하는 게 과제다. 22대 국회에서 단통법 완전 폐지와 최적 요금제 고지 의무화 등 관련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데 거대 야당의 협조를 어떻게 구할지가 관건이다.
정부는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에도 힘을 싣고 있다. 챗GPT 등장을 계기로 생성형 AI에 대한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첨단산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산업 육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거버넌스와 육성 체계를 갖추기 위해 최근 ‘민관 AI최고위전략협의회’를 출범했으며 국제 협력과 규제 논의 등을 위해 이달 영국과 ‘AI 서울 정상회의’ 공동 개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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