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가상자산 보유 금액이 1억 원 이상인 이용자가 8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연령별로는 30대 이용자가 가장 많았고 그중에서도 남성 이용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 22개 거래소와 7개 지갑·보관업자 등 29개 가상자산사업자다.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고객 확인 의무를 완료한 실제 이용자 수는 같은 해 6월 말 606만 명 대비 39만 명(6.4%) 늘어난 645만 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하락세를 보였으나 하반기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지난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30대(29.3%)가 가장 많았다. 이어 △40대(28.9%) △20대 이하(18.2%) △50대(17.7%) △60대(5.9%) 순이었다. 특히 30대(189만 명) 중에서도 남성이 133만 명으로 여성(56만 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대다수 이용자(416만 명)는 50만 원 미만의 소액 투자자인 것으로 집계됐다. 1000만 원 이상 자산 보유자 비중은 10%(67만 명)로 상반기보다 2%포인트 늘었다. 1억 원 이상 보유자는 8만 1000명(1.3%)으로 상반기 4만 4000명(0.7%)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이용자도 상반기 1300명(0.02%)에서 2500명(0.04%)로 2배로 불어났다.
FIU 관계자는 “국내외 호재가 이어져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가격과 거래량 상승세가 이어졌다”며 “해외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내에서는 일부 사업자의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이 거래량 증가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영업을 중단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계속 늘고 있어 각별히 유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일평균 거래 규모는 3조 6000억 원으로 상반기(2조 9000억 원)보다 24% 늘었다. 대부분 원화마켓에서 거래가 이뤄졌으며 코인마켓 거래소의 일평균 거래 금액은 41억 원에 불과했다. 거래가 늘어나면서 거래소들의 총영업이익도 상반기보다 413억 원(18%) 증가한 2693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원화 예치금은 21% 늘어난 4조 9000억 원을, 가상자산사업자의 가상자산 관련 시가총액은 53%나 불어난 43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