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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싱가포르 머뭇댄 사이…'가상자산 허브' 선점한 홍콩

[블록체인,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찾아라]<중>

개리 시우(왼쪽부터) OSL 전무, 퉁리 한 하베스트 글로벌 CEO, 덩 차오 해시키 캐피탈 CEO, 이우 팅 소이 골드포드그룹 투자파트너가 9일 비트코인 아시아 2024에서 토론하고 있다. /최재헌 기자




가상자산 거래·채굴이 금지된 중국의 웹3 프로젝트 다수가 홍콩행을 택했다. 홍콩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본토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침체된 본토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서 눈을 돌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이들이다.

이러한 관심을 증명하듯 10일 홍콩 주룽반도 카이탁크루즈파크에서 열린 ‘비트코인 아시아 2024’ 참가자 5500여 명 중 대다수는 본토 출신이었다. 행사를 주최한 비트코인매거진의 데이비드 베일리 공동창업자는 “참가자 절반이 중국 본토에서 왔다”고 설명했다. 패널로 참여한 홍콩 가상자산 ETF 발행사 하베스트글로벌의 퉁리 한 최고경영자(CEO)는 “홍콩 ETF의 잠재력은 미국의 두 배 이상”이라고 말했다. 역시 본토 투자자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특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으로 사고팔 수 있는 홍콩 가상자산 ETF의 현물 상환 방식이 본토 투자자에게 매력적이라는 분석이다. 홍콩에 거주 중인 정석문 프레스토 리서치센터장은 “홍콩 가상자산 ETF는 현물 상환이 가능하기 때문에 은행을 거쳐야 ETF에 투자할 수 있는 미국과 다르다”며 “누구나 접근하기 쉬운 ‘금융 중심지 홍콩’의 지정학적 특성을 잘 살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비트코인 채굴 기업 비트팜스의 벤 가뇽 최고채굴책임자(CMO)도 “주식·부동산 외의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본토 투자자들에게 홍콩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일리 창업자는 아시아의 가상자산 허브 지위를 두고 경쟁하는 일본 도쿄, 싱가포르가 머뭇댄 사이 홍콩이 가상자산 ETF 산업의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가상자산 ETF 출시는 홍콩에서 안심하고 가상자산 사업을 해도 좋다는 신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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