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타링크’ 같은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030년까지 위성통신용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6세대(6G) 이동통신을 구현하는 데도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27일 ‘한국판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을 목표로 하는 우주항공청도 개청하면서 한국의 우주항공 경쟁력 강화에 더욱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올해 제4회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총괄위원회를 열고 ‘저궤도 위성통신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내년부터 2030년까지 6년 동안 3200억 원을 투입해 통신위성 2대와 지상기지국 등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성 관련 독자 기술 확보를 추진한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국내 출시를 앞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처럼 지상 통신망이 아닌 위성을 통해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해상이나 산간 등 지상망을 갖추기 힘든 장소나 분야에 주로 쓰인다. 일부 스마트폰의 긴급 구조 요청 기능에도 쓰인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특히 6G 구현을 위한 비지상망(NTN)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해 6G 지상망을 보완할 수 있다. 또 고도 300~1500㎞의 저궤도 위성은 고도 3만 6000㎞의 정지궤도 위성과 비교해 지구와 가까워 짧은 지연시간으로 고속 통신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2028년 이후 6G 상용화를 위해 이 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6G는 기존보다 신호 거리가 짧고 그만큼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한데 이를 지상망을 촘촘히 구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기에는 통신사 입장에서 비용 부담이 컸다. 실제로 28㎓ 5세대(5G)의 경우 비슷한 이유로 통신사들이 투자하지 않고 주파수를 정부에 반납한 바 있다.
다만 예산 규모가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10월 신청한 4800억 원의 3분의 2 수준에 그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일부 사업 계획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시험용 위성까지 총 3대를 만들어 발사할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조정해 실용위성 2대만 발사하고 이 과정에 시험 절차까지 통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는 “계획대로 기술을 확보하는 데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을 비롯해 향후 우리나라의 다양한 우주개발 사업을 이끌어나갈 우주항공청 개청도 막바지 작업에 다다랐다. 경상남도 사천에서 문을 여는 우주항공청은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추진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에 배정된 예산도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과 우주항공청에 분담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가 관련 실행 계획을 세우고 우주항공청이 실제 사업 수행에 나서는 방식이다.
한국판 나사를 표방하는 우주항공청은 우리나라 우주항공 분야 전반을 총괄하면서 미래 우주항공산업을 선도할 기업과 인재 육성에 주력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이재형 우주항공청설립추진단장을 포함한 약 40명의 직원이 사무실 출근을 시작했다. 임시 청사는 리모델링 작업을 거의 마무리했으며 정식 청사 건립에도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전체 정원 293명 중 약 110명의 초기 인력이 업무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경원 차장 산하 운영 조직 위주로 먼저 꾸려졌고 존 리 임무본부장 산하 임무 조직은 외부 전문가를 영입 중이거나 채용 후 출근일을 조정 중이다. 본부장 아래 2급 공무원인 부문장 4명도 후보 검증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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