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WB)이 디지털 기술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올해 신설한 ‘디지털전환 부총재’에 한국인이 선임됐다. 세계은행 부총재에 한국인이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0일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이날 김상부(사진) 전 구글 컨슈머공공정책 아시아태평양 총괄을 디지털전환 부총재로 선임했다. 김 부총재 내정자는 9월 3일부터 근무를 시작해 개도국의 발전에 필요한 디지털·데이터 인프라, 사이버 보안, 디지털 정부 등 디지털 경제의 기반을 구축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김 내정자는 국내외 정보기술(IT) 대기업 등을 거치며 27년 이상 전문성을 쌓았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과기정통부의 전신인 정보통신부에 입사해 방송통신위원회 시장분석팀장,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역임했다. 이후 민간에서 LG경제연구원 통신산업 수석연구위원, LG유플러스 상무, 구글 플랫폼 및 에코시스템 파트너십 총괄과 컨슈머 공공정책 아태 총괄 등을 지냈다.
1955년 한국이 세계은행에 가입한 후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전 총재를 제외하면 한국인이 부총재 이상의 최고위직에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한국의 디지털 분야 정책적 노력을 국제사회가 높이 평가한 결과라고 강조하며 이번 선임을 계기로 한국과 세계은행 간 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구 고위직에 한국의 뛰어난 인재들의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국제개발협회(IDA),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를 통칭한다. 이 중 대표 기구인 IBRD는 189개국을 회원국으로 두고 개도국의 경제개발 지원을 위해 개발 자금 융자, 개발 계획 수립 등 자문기구 역할을 수행한다. 총재 이하 사무총장 4명과 부총재 27명이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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