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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기 이어 헤즈볼라 무전기 폭발…이스라엘 “전쟁 새로운 단계 시작”

■중동전 확전 위기 최고조

대원 장례식장 등서 연쇄 폭발

최소 20명 사망·450여명 부상

'배후' 이스라엘에 미사일 공격

18일(현지 시간) 레바논 동부의 한 주택에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의 무전기가 폭발해 널부러져 있다. AP연합뉴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사용 중인 호출기와 무전기가 폭발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가자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번 사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며 보복을 예고했고 이스라엘 역시 레바논 접경지에서의 추가 공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전면전으로의 확대 우려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18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등지에서 헤즈볼라가 통신수단으로 사용 중인 휴대용 무전기가 연쇄 폭발하며 최소 20명이 숨지고 450명 이상이 다쳤다. 다수의 사망자가 나온 다히예 지역에서는 전날 호출기 폭발로 사망한 헤즈볼라 대원들의 장례식이 진행 중이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도청과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5개월 전 호출기와 무전기를 대량 구입해 대원들에게 지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폭발한 무전기의 사진을 분석해 일본 통신기기 제조사 ‘아이콤(ICOM)’의 IC-V82 모델이며 해당 기종은 2014년에 단계적으로 생산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아이콤 측은 폭발한 무전기가 가짜일 가능성이 크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이콤 관계자는 “보도에 나온 기기를 보면 정품임을 나타내는 홀로그램이 부착돼 있지 않다”면서 “모조품이 대량으로 나돌았던 적도 있어 가짜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하루 앞서 17일에는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호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하는 사고로 3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호출기 역시 헤즈볼라가 무전기와 함께 대량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어떤 경로를 통해 구입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배후로 지목된 이스라엘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의 발언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날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갈란트 장관은 17일 북부 라맛다비드공군기지를 방문해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중력의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우리는 병력과 자원·에너지를 북쪽으로 돌리고 있다”며 “우리가 새로운 전쟁 단계의 시작점에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이번 폭발 사고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CNN방송은 갈란트 장관의 말을 소개하면서 “이 발언은 중동을 다시 확전 위기의 가장자리로 몰아넣은 이번 작전에서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묵적으로 시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CNN방송은 레바논에서 호출기 폭발 사고가 일어나자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인 모사드가 공동으로 벌인 작전이라고 추정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과의 접경지인 북부 지역 피란민의 안전한 복귀를 새로운 목표로 제시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의 하마스 소탕과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구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쟁 목표의 확장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에 주둔해온 98사단을 이스라엘 북쪽에 재배치하고 대대적인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날 북부사령부를 방문한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그동안 헤즈볼라와의 싸움에서 사용하지 않은 많은 능력이 있다”며 “다음 두 단계를 강행할 준비가 돼 있다. 단계마다 헤즈볼라가 치러야 할 대가가 클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호출기 폭발 사고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보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헤즈볼라는 성명을 통해 “대가를 치르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레바논 접경 지역에서의 전면전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이날 이스라엘 부대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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