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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CCTV로 피싱 막고…스코어 시스템 통해 부당대출 적발" [서경 금융전략포럼]

박현출 PwC컨설팅 파트너 주제강연

금융범죄 날로 진화…AI신기술 활용 선제 대응 절실

내부 자료 유출, 데이터 마이닝으로 원천 차단 가능

年 36만 시간 걸리던 계약서 검토, 10분 만에 완료

박현출 PwC컨설팅 파트너가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8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레그테크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금융사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고객이 자리에 없는데 대출이 실행된다거나 고객 서명을 받아야 할 태블릿PC가 직원을 향해 있는 영상을 인공지능(AI) CCTV가 학습한다면 부당 대출을 보다 쉽게 적발할 수 있습니다.”

박현출 PwC컨설팅 파트너는 30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7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레그테크와 AI를 활용한 금융사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상 정보를 심층학습(딥러닝)한 CCTV를 감사 직원의 새로운 눈에 비유하며 대형 금융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사가 AI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기술을 악용한 금융 범죄는 갈수록 고도화하고 있는데 금융사가 지금처럼 낡은 매뉴얼에 맞춰 대응하면 감시망이 헐거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파트너는 “금융 범죄는 지능화하고 있지만 금융사의 내부통제 방식은 큰 변화 없이 수작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대로라면 금융 범죄를 막는 일이 훨씬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파트너는 금융사가 AI로 어떻게 내부통제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지와 관련해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그는 부당 대출 징후를 사전에 정밀하게 적발할 수 있는 ‘다차원 스코어링 제도’부터 구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는 그간의 금융 사고 사례를 데이터베이스(DB)화하고 이를 AI에 학습시켜 이상 징후를 조기에 식별하는 시스템이다. 크게 △거래 고객 △계좌 정보 △거래 기록 △처리 직원 등으로 유형을 구분한 뒤 개별 사기 사례를 대입하는 방식으로 구현한다. 항목별 위험지수를 따져보고 종합 점수가 기준치를 넘어서면 현재 진행 중인 대출을 중지해 사고를 사전에 차단한다. 박 파트너는 “머신러닝을 통해 데이터를 집어넣으면 AI가 독자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다”면서 “이를 통해 과거의 사례와 꼭 같지는 않더라도 유사한 패턴을 잡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금융사들은 △1억 원 초과 국외 송금 거래가 빈번한 경우 △여신 계좌 잔액을 1억 원 이상 해지한 경우 등 다소 단순한 기준으로 이상 거래를 식별하지만 스코어링 제도를 활용하면 보다 정밀한 분류가 가능해진다. 박 파트너는 “입력된 값에 따른 정해진 답변 방식(룰 베이스)보다 훨씬 더 진화된 방식”이라면서 “기존에 전혀 알지 못했던 금융 사고를 잡아낸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박 파트너는 e메일을 통해 내부 자료가 유출되는 일도 ‘데이터 마이닝’으로 원천 차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텍스트 마이닝은 AI를 활용해 대용량 자료에서 핵심 단어를 유출해내는 기술이다. 최근 첨부 파일과 무관한 e메일 제목을 붙이는 식으로 감시망을 피해가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데 AI에 요주의 키워드를 사전에 입력해두면 첨부 파일이 기밀 자료인지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파트너는 “반도체 회사들은 산업 기밀이 유출되는 일을 막기 위해 AI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서 “e메일 제목과 첨부 파일 내용이 다르다면 e메일 발송 자체를 막게 설계해둘 수 있다”고 전했다.

임직원의 도장을 도용해 벌이는 단순 조작은 창구 직원이 대출 서류를 일일이 대조하지 않고도 손쉽게 적발할 수 있다. 각각의 도장 이미지를 데이터화하고 AI에 학습시키면 진위 여부를 곧바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파트너는 비대면 거래 시 위조 신분증을 제출하는 사기 행태 역시 근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파트너는 “정책 정보 포털인 ‘정부24’에서 고객 정보 확인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 데이터와 신분증 정보를 비교해보면 진위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AI를 접목해 일 처리 속도를 대폭 높일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인 대목이다. 박 파트너는 계약서 검토 작업에 AI를 투입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사례를 소개하며 “이전에는 계약서 검토에 연간 36만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10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면서 “기존 계약서나 대출 서류를 학습한 AI가 계약서의 초안을 작성하고 오류를 자동으로 수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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