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에 민감한 주요 농산물 가격이 이달 들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6일 발표한 ‘5월 농업관측’ 보고서에서 배추, 대파, 사과 등을 중심으로 한 주요 품목의 가격이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배추는 도매가격이 10㎏ 기준 7000원대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1.5% 하락한 수준이다. 평년 가격과 비교해도 23.6% 낮다. 농경연은 저장 배추의 출하가 지난해보다 39.9% 늘어나고, 봄배추 생산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가격 하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시설재배 봄배추와 노지재배 봄배추의 출하량은 각각 12.3%, 14.9%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대파 가격 하락세가 뚜렷하다. 1㎏당 도매가격은 약 1100원으로 지난해보다 41.9%, 평년보다 36.9%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당근의 경우도 20㎏ 기준 3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45.1%, 평년보다 9.4% 저렴해질 것으로 예측됐다. 애호박과 백다다기오이 등 채소류 역시 공급 증가로 인해 각각 전년 대비 19.5%, 13.5%가량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무 가격은 다른 품목과 달리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겨울철 작황 부진의 여파로 이달 도매가격은 20㎏ 기준 2만 5000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이는 작년보다 50.9%, 평년 대비 94.0% 높은 수치다. 다만 농경연은 이달 중순부터 봄 무가 본격 출하되면 가격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마늘은 재고 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깐마늘 도매가격은 1㎏당 8200원으로 전년 대비 20.3%, 평년 대비 16.9% 높은 수준이다.
과채류 중에서는 토마토 가격이 하락세다. 5㎏ 기준 1만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36.1% 떨어지지만, 평년보다는 6.1% 높은 수준이다. 참외는 10㎏에 4만원으로 지난해보다 3.2% 낮지만, 평년 대비 5.7% 비쌀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과일류에서는 공급 안정세에 힘입어 가격이 대체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과(부사)는 10㎏당 6만 5000원, 배(신고)는 15㎏당 7만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18.3%, 41.6%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농업관측 결과는 전반적인 공급 확대가 주요 농산물 가격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품목별 작황에 따라 가격 흐름이 엇갈릴 수 있어 소비자와 유통업계 모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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