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신제품도 일 년에 두 번 나온다. 폴더블과 에어 등 고부가 모델이 추가되면서 새 모델에 관심과 매출을 집중시키는 한편 상반기에 치중된 매출 구조를 개선하는 전략이다. 내후년부터는 삼성전자(005930)가 플래그십 제품을 내놓는 연초에 애플도 새 제품을 출시하면서 양사의 정면대결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8 시리즈가 나오는 내년부터 신제품 출시 전략을 바꾼다. 기존에는 연 1회 9월에 아이폰 신제품을 내놨는데, 이를 9월과 다음 해 연초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애플은 첫 아이폰 제품을 내놓은 2007년부터 지금까지 불규칙적으로 출시해 온 보급형을 제외하고는 어김없이 매년 한 차례 신제품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내년 9월에 아이폰18 에어와 맥스 시리즈, 최초의 폴더블 제품 등 세가지 스마트폰을 공개하고 과거 함께 공개하던 일반 모델은 반년 후인 2027년 초 내놓는다. 에어 모델은 기존 대비 얇은 두께의 제품이고 폴더블은 삼성전자의 Z시리즈처럼 접을 수 있다.
애플의 출시 전략 변화는 고부가의 신형 폼팩터 제품에 시선을 집중시켜 매출을 최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해 애플은 아이폰 매출이 2% 하락하는 등 고전했다. 이를 극복하고자 애플은 지난해 하반기 자사 첫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애플인텔리전스를 꺼냈지만 4분기에도 아이폰 출하량은 4% 감소했다.
판매 전략 변화는 하반기에 집중된 아이폰 매출을 분산시키는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김준호 유비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올해 초 16e 모델을 내놓은 것처럼 향후 보급형 모델과 일반 모델을 묶어 매년 초를 타격할 수도 있다”며 “하반기 치중된 매출 구조를 완화하려는 목적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신제품이 상·하반기 모두 출격하면 삼성전자와 경쟁도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상반기, 애플은 하반기로 각자의 시간이 분명했지만 삼성전자가 자사 플래그십을 출시하는 1월 아이폰 일반 모델이 나오면 갤럭시S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올해 초 아이폰16e 모델 출시돼 1분기 실제 판매량 기준에서 애플이 삼성전자를 처음 밀어내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폴더블 전쟁’이 벌어질 예정이다. 내년부터 매년 9월에 나올 애플의 폴더블폰과 7~8월에 나올 삼성전자의 Z 시리즈의 출시 시기가 불과 한달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매출 간섭이 불가피하다.
최근 글로벌은 물론 안방에서도 분위기가 좋지 않은 삼성전자는 애플 공세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은 지난해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를 2년 연속 눌렀다. 안방인 국내에서도 지난해 4분기 애플의 점유율이 한국 진출 후 최대치인 39%까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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