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면서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의 국채 선물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혼란이 지속되면서 안전자산인 채권에 자금이 쏠린 데다 국내 경기도 얼어붙으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4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3년 국채 선물을 21만 4313계약 순매수했다. 금액으로는 23조 200억 원 규모다. 4거래일(14·22·23·24일)을 제외하고는 전부 매도보다 매수가 많았다. 국채 10년물 선물도 12조 3400억 원(10만 2523계약)가량 순매수하면서 3년물과 10년물의 순매수액은 총 35조 3600억 원에 이른다.
외국인이 국채 선물 매수에 나서면서 국고채 금리도 하방 압력을 받았다. 지난달 초 연 2.584%를 기록했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연 2.267%까지 떨어졌다. 통상 외국인 투자자가 국채 선물을 사들여 가격이 오르면 기관투자가가 국채 선물을 매도해 현물을 매수하게 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내려가는 흐름을 보인다.
외국인이 한국 국채 매수에 나선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로 불안심리가 커지자 주식 등 위험자산 대신 안전자산인 채권으로 향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대한 불신으로 미국 국채를 포함한 미국 자산 매도가 나타나면서 한국 국채에 자금이 흘러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한국 경제가 전 분기 대비 ‘역성장’하면서 한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 부재에 따른 리더십 공백으로 재정정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한은이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내 금리인하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 국내 채권시장은 강세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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