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조만간 구글의 ‘유튜브 프리미엄 끼워팔기’ 사건과 관련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결정하기 위해 전원회의를 열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이 지난달 자진시정안을 담은 동의의결을 신청했는데, 공정위가 구글의 자진시정안을 받을지를 놓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정위는 이르면 오는 14일 전원회의를 열고 동의의결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까지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할지를 놓고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로서 자진시정안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공정위가 구글의 시정방안을 받아들일 경우 지난 3년간의 구글의 위법 행위에 사실상 면죄부를 줄 수 있는데다, 한미 통상 협의에서 자진시정 여부를 놓고 협상의 유리한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2023년 2월 유튜브 뮤직 끼워팔기 혐의로 구글코리아에 대한 현장조사에 나서며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약 1년 5개월 간의 면밀한 조사 끝에 2024년 7월 끼워팔기 행위에 대한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구글코리아에 발송했다. 조사 기간이 길어진 데에는 유튜브 뮤직의 끼워팔기 행위가 국내 음원 시장의 경쟁 제한성을 초래했는지에 대한 정밀한 경제분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구글코리아는 지난 2019년부터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자사 음원 서비스인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제공해왔다. 이로 인해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유튜브 뮤직은 단숨에 지니뮤직, 멜론 등 국내 음원 시장을 제치고 국내 최대 음원 서비스로 급부상했다. 특히 MZ세대 중심으로 유튜브 뮤직 이용률이 급증하며 멜론, 지니 등의 점유율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공정위는 유튜브 뮤직의 시장 성장 배경에 끼워팔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이를 입증하기 위해 대학 및 전문기관에 연구용역까지 맡기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까지 시행했다.
이 때문에 구글의 자진시정안을 받을 경우 2019년부터 수년간 이어져왔던 구글의 위법한 행위를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는 공정위 내부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음원 끼워팔기로 국내 음원 시장의 타격이 커서 시장지배력 남용에 대해 법적 처분을 받게 해서 ‘끼워팔기’ 관행에 대한 제재 근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공정위가 동의의결을 쉽게 수용할 경우 미국 측의 디지털 시장 규범 압박에 대응할 카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이번 사안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과의 협상에서 얻어낼 것을 얻어내는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고위 관계자는 “이 문제가 이미 한미 간의 통상 의제가 되었기 때문에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구글이 동의의결을 신청하면서 ‘유튜브 프리미엄’에서 유튜브 뮤직이 빠진 별도의 상품을 한국에도 출시하는 자진시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추정돼 사실상의 시정명령을 이행하는 측면이 강해 자진시정을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국과의 통상 마찰을 우려해 현재로서 자진시정 절차를 개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자진시정안의 실효성, 사후 모니터링 가능성, 경쟁 회복 여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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