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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빠른 배송만이 답일까





쿠팡의 성공 비결로 손꼽히는 ‘로켓배송’은 2013년 직원 한 명이 운동화를 배달하러 인천국제공항에 갔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한 고객이 해외 출장 때 신으려고 쿠팡에서 주문한 신발이 출장 전날까지도 배송되지 않자 고객센터에 불만을 토로했다. 불만을 접수한 직원은 직접 판매 업체로부터 신발을 받아 들고 공항으로 달려가 고객에게 전달했다. 고객의 불만이 감동으로 바뀐 순간이다. 이 사례를 기반으로 주문 후 다음 날까지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오늘날 쿠팡의 로켓배송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쿠팡 없었으면 어쩔 뻔했어’라는 말이 나오게 한 주인공이다. 일에 치여 자녀의 준비물을 미리 챙기지 못한 워킹맘, 장을 못 봐 텅 비어버린 냉장고를 채워야 하는 싱글 직장인에게 쿠팡은 유용하다. 쿠팡과 경쟁하는 e커머스 업체의 직원들까지도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이 무엇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쿠팡’이라고 답할 정도다.



업계가 쿠팡을 따라잡기 위해 너도나도 빠른 배송, 주 7일 배송을 꺼내드는 게 선뜻 수긍이 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네이버만 해도 별도의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서비스로 세분화된 배송 서비스인 ‘N배송’을 들고 나왔다. SSG닷컴·G마켓 등 다른 e커머스 플랫폼뿐만 아니라 CJ온스타일 등 홈쇼핑 업체들까지 빠른 배송을 앞세워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다만 택배기사 인력 확보 등 빠른 배송을 뒷받침하기 위한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채 빠른 배송을 시행하는 상황은 우려스럽다. 택배기사의 안전, 근로조건을 담보하지 않는 빠른 배송은 배송의 품질을 악화시키고 소비자의 불만만 낳을 수 있다.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배송 시간을 맞추기 위해 가전제품 등 깨지기 쉬운 제품을 던져 배송한다거나 주문 내역과 전혀 다른 물건이 배송되는 일들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성공했다고 해서 다른 업체들까지 이 성공 모델을 그대로 따라해 시장에서 살아남는다고 보장하기는 어렵다. 무조건 빨리 배송해주는 것으로는 쿠팡을 넘어설 수 없다. 고객의 고충, 가려운 부분을 해결해줄 서비스만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e커머스 플랫폼들이 단순히 빠른 배송 경쟁을 넘어선 서비스 차별화를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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