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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위기에서 구조된 산양들, 자연 품으로…설악산에 방사

지난해 3월 13일 강원 양구군 산양·사향노루센터에서 올겨울 폭설로 고립·탈진했다가 구조된 산양들이 쉬며 기운을 회복하고 있다. 연합뉴스




폭설로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산양 5마리가 1년간의 재활 끝에 설악산으로 방사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설악산국립공원 일대에서 구조된 산양 5마리가 치료 및 재활 과정을 통해 회복했다고 판단, 자연으로 돌려보냈다고 8일 밝혔다.

이 산양들은 2023년 11월 시작된 겨울 폭설의 영향으로 이듬해 2~3월 탈진했거나 고립된 상태에서 구조됐다. 3마리는 강원 인제와 고성 등지 눈 쌓인 도로변에서 탈진한 상태로 발견됐고, 2마리는 폭설을 피해 폐건물에 들어갔다가 고립됐다.

건물에 고립됐던 2마리는 모녀로 추정됐다. 당시 새끼 산양은 한 쪽 뿔이 없는 상태로 발견됐는데, 재활 과정에서 구조시설 내 다른 산양들과 먹이 경쟁에서 밀리자 어미가 먹이 활동을 돌보면서 무사히 재활에 성공했다고 공단 측은 전했다.

지난해 2월 폭설을 피해 강원 속초시 설악동 한 폐건물에 들어갔다가 고립돼 구조된 암컷 산양. 사진 제공=국립공원공단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 설악산 일대 적설량은 92.7㎝로, 지난겨울 51.7㎝보다 79%나 높았다. 산양의 주 서식지인 설악산에 폭설이 내리면서 먹이 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산양들이 집단으로 폐사했고, 이 기간 동안 당국에 폐사(멸실) 신고된 개체만 785마리에 달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인 산양은 겨울철 숲 바닥에 떨어진 열매나 나무줄기를 갉아 먹으며 버티는데, 폭설로 눈이 많이 쌓이게 되면 이동이 어려워 먹이를 찾지 못해 탈진하거나 폐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겨울철 산에 눈이 쌓이고 얼어 지표면을 덮으면 산양 같은 초식동물은 풀을 뜯을 수 없게 된다. 특히 산양은 다리가 짧아 눈이 쌓여있으면 쌓인 눈을 배로 쓸면서 움직여야 해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한계령 도로변 광역울타리 주변에서 산양 한 마리가 탈출구를 찾느라 애를 쓰고 있다. 연합뉴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를 위해 야생 멧돼지 이동을 막고자 설치된 울타리도 산양 떼죽음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폭설로 먹이 활동이 원활하지 않았던 데다 ASF 차단 울타리까지 설치돼 있어 산양 이동에 제약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지역별 가장 많은 폐사체가 확인된 곳은 강원도 양구군(316마리)으로, 이곳은 ASF 차단 울타리가 집중 설치된 곳이다. 264마리가 발견된 화천군, 164마리가 발견된 인제군 역시 마찬가지다.

한편 지난겨울(2024년 11월∼2025년 3월) 폐사 신고된 산양은 31마리로, 직전해와 같은 떼죽음 사태는 재현되지 않았다. 많은 눈이 내려 쌓이는 일이 덜했고 먹이 공급을 비롯한 정부의 대책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공원공단은 강원 인제군 산양보호시설에 입원실 추가 조성, 진료장비 및 구조‧치료 시설 확장 등, 폭설 등 자연재해로 인한 산양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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