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X거닐다’ 프로그램은 파주, 양평, 대전, 전주, 경주, 제주로 이루어진 전국 6개 지역의 코스로 도보투어와 버스투어를 함께 운영한다. 5월 한달간 전국 260여개 박물관과 미술관을 연계하여 시민들에게 입장 혜택, 특별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박물관·미술관 주간’의 일환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사)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국제박물관협의회(ICOM)가 선정한 ‘국제 박물관의 날’(5월 18일)을 기념하는 국내 최대 뮤지엄 축제다.
지난 2일 서울 은평구 소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린 개막식에 참석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우리의 문화적 자산을 일깨우고, 더 많은 국민들이 박물관과 미술관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홍보대사로 위촉된 배우 박시은·진태현 부부는 “2년전 제주도의 한 작은 미술관에서 만난 꼬마 동화작가의 작품이 우리 부부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문화예술이 가진 위대한 힘을 직접 체감했던 소중한 기억”이라고 밝히며, “박물관과 미술관은 삶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고 새로운 희망을 심어주는 살아있는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박물과·미술관 주간의 주제는 ‘급변하는 공동체와 박물관의 미래’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뮤지엄이 어떻게 진화하며 문화적 정체성을 지킬 수 있을지 탐구한다. ‘뮤지엄X즐기다’는 이러한 주제를 통해 전국 주요 박물관·미술관에서 9개의 창의적인 전시와 17개의 교육·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 이면의 작동원리와 사회적 영향을 예술을 통해 성찰하는 코리아나 미술관의 <게더링 AI-모두를 위한 기술 접근성>, 어둠이 내리면 오싹해지는 우리옛돌박물관의 야외전시장을 활용한 오컬트 체험, 제주의 자연과 파빌리온 공간을 연결한 공감각적 경험을 선사하는 유동룡미술관, 마당 곳곳에 자리한 호위무사들을 어린이들에게 재미있게 소개하는 온양민속박물관, 도자기의 비밀을 탐정수사 기법으로 추리해보는 경기도자박물관 등 전국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박물관·미술관 주간은 올해로 11년차를 맞으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 ‘뮤지엄X만나다’로, 박물관과 미술관이 소장한 우수한 문화유산과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통해 문화적 가치를 만나는 것이다. 올 초 전국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대상으로 ‘최초, 그리고 시작’이라는 주제에 맞춰 특별한 소장품에 대한 이야기를 공모했고, 그 중 50개의 소장품이 선정되었다.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황을 기록한 ‘징비록’을 여성 후손들이 읽을 수 있도록 한글로 번역해 필사한 충현박물관의 ‘광명 번역 징비록’, 19세기 후반 중세 필사본의 장인정신을 담은 켈름스콧 프레스에서 제작한 한길책박물관의 ‘초서 저작집’, 한국등잔박물관의 현존하는 유일한 통박 ‘조족등’, 영국의 작곡가 벤자민 브리튼이 소장했던 원전 악기인 프라움악기박물관 소장의 ‘브로드우드 그랜드 포르테 피아노’ 등 공예품, 미술품, 민속품, 기록물 등이 포함되었다.
박물관·미술관 주간을 주관하는 (사)한국박물관협회 조한희 회장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국의 박물관·미술관의 문턱을 낮추어 누구나 방문하고, 전시, 체험, 교육, 투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풍요롭고 깊이있는 일상을 누리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물관·미술관 주간은 오는 5월 31일까지 이어지며, 자세한 참여관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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