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캐나다 2위 항공사인 웨스트젯 지분을 인수해 미주 시장에서 영토 확장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9일 이사회를 열어 캐나다 2위 항공사인 웨스트젯 지분 10%를 인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금은 2억 2000만 달러(약 3000억 원)다. 대한항공과 협력 관계에 있는 미국 델타항공도 웨스트젯 지분 15%(3억 3000만 달러)를 인수한다. 델타항공이 보유하게 되는 지분 중 2.3%는 에어프랑스-KLM에 매각·양도할 권리가 있다.
이번 지분 인수로 대한항공은 우선 캐나다 항공 시장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 공동 운항을 통해 한국과 북미 간 항공편을 늘리는 한편 중남미 네트워크를 폭넓게 가지고 있는 웨스트젯을 통해 신규 목적지도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세계 주요 항공 시장인 캐나다는 물론 북미·중남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지분 인수가 웨스트젯 경영권 확보나 합병을 염둔에 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1994년 설립된 웨스트젯은 180여 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전 세계 100여 곳의 공항에 취항하고 있다. 대한항공과는 2012년 6월 공동 운항 협정을 맺은 이후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해왔다. 양 사는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인천~밴쿠버, 인천~토론토 노선뿐 아니라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를 경유하는 캐나다 역내 노선과 캐나다~미국 노선 등에서 공동 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3년에도 체코항공 지분 44%를 매입해 유럽 노선에서 안정적인 환승 거점을 마련한 바 있다. 이후 2018년 트래블 서비스에 체코항공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한 만큼 ‘메가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행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민국 대표 국적사로서 세계 유수 글로벌 항공사와 당당히 경쟁하고 우리 항공 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뿌리내리게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완전한 통합을 위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면서 “향후 글로벌 항공 시장에서 다양한 협력을 통해 글로벌 항공사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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