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003540)이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F&I)에 약 2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부실채권(NPL) 시장 확대에 대비한 실탄을 확보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대신F&I가 지난달 대신증권에 지급한 2000억 원 규모 배당을 재원으로 이뤄졌으며 대신F&I의 실질 현금 유입은 약 500억 원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는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투자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본력이 중요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대신그룹 인수 이후 처음으로 실질적 유상증자가 이뤄진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대신증권은 이달 9일 이사회를 열고 대신F&I에 대한 2500억 5000만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유상증자 대금은 이달 13일 납입될 예정이다.
대신F&I가 대신금융그룹에 편입된 2014년 이후 유상증자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그룹 내 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온 대신F&I는 배당금 지급을 통해 자본이 유출되는 구조였으나 이번 거래로 처음으로 외부 자본을 유치하게 됐다. 특히 2023년부터 은행권의 부실채권 매각이 본격 확대되면서, 대신F&I의 NPL 투자 규모도 함께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자본 여력 보강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어 “그룹 차원의 자본 유출 부담이 다소 완화되고 부실채권 투자 부문에서의 우수한 실적이 지속될 경우 신용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유상증자를 단행한 대신증권은 3월 본사 사옥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기반으로 자본적정성 지표를 개선한 상태다. 한신평은 “일시적으로 자본적정성에는 부담이 될 수 있으나 전체 지표는 연말 기준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단순한 자본 확대보다는 리스크관리와 재무안정성 관리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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