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신이 제안한 이스탄불 평화협상에 직접 참여하는지에 여부에 대해 여전히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계속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며 "아직은 그 이상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협상에서 누가 러시아를 대표하느냐는 질문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대통령이 (대표를 발표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할 때 즉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하겠다고 지난 11일 제안했다. 이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푸틴 대통령을 대면하겠다며 정상회담을 역제안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중동을 순방 중인 만큼 전격적으로 이스탄불로 향해 미국, 러시아, 우크라이나 3개국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스탄불 협상에 유럽 국가도 참여하느냐는 물음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럽은 전적으로 우크라이나 편이기 때문에 편향되지 않고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보여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날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2014년 7월 17일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여객기가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된 사건이 러시아 책임이라고 결론지은 것에 대해서는 "러시아는 이 사건 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렇게 편향된 결론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블라디미르 자바로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전날 러시아 국영방송에 출연해 "우리의 조건들은 아마 2022년 3∼4월보다 더 강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으면 3년 전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제시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자바로프 부위원장은 "러시아가 새로운 영토를 획득하고 이를 헌법에 명시하는 등 상황이 급격히 변했다"며 "따라서 추가 조건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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