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레버리지 ETF가 단기간 급등했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는 가운데 시장 가격과 순자산가치 간 괴리율 확대와 레버리지 상품의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ETF체크에 따르면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ETF는 최근 일주일 동안 33.81% 상승해 전체 ETF 가운데 수익률 1위에 올랐다. 이날 종가는 2만225원이며 같은 날 기준 순자산가치(iNAV)는 1만9418원으로 괴리율은 4.15% 수준을 기록했다.
이 ET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하고 있으며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기업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해당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구조로 단기 강세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반도체 업종 전반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ETF 가격도 빠르게 뛰었다. 지난 7일 종가가 1만 5115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일주일 새 5000원이 넘는 상승 폭을 기록했다. 현재 순자산은 2056억 원, 시가총액은 2217억 원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ETF 투자 시 괴리율뿐 아니라 구조적 특성에 대한 이해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만을 추종하기 때문에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실제 수익률이 기초지수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기초지수가 며칠 오르고 내리는 과정을 반복할 경우 지수는 원래 위치로 돌아와도 레버리지 ETF는 손실을 입을 수 있으며 특히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또 레버리지 ETF를 기초지수의 두 배 수익을 올리는 장기 투자 수단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이 상품은 구조상 매일매일 수익률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연간 단위로 기초지수 수익률의 두 배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방향성과 타이밍을 잘 맞췄을 때 단기 수익을 얻는 데 유리하지만 장기 보유 시에는 수익률 왜곡이 심해질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등이 겹치며 관련 자산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면서도 “단기 급등 후 괴리율이 확대될 경우 가격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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