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중 미국에서 처음으로 특허를 출원한 인물의 신원이 처음으로 밝혀져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허청은 광복 80년과 발명의 날 6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주요국 재외 한국인의 발명, 특허출원·등록 등에 대한 역사적 연구' 결과 한국인 중 1호 미국 특허 출원자가 애국지사 권도인 선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도인 선생은 경북 영양 출신으로 1905년 노동이민으로 하와이로 이주했다. 이후 재미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1920년 9월 14일 미국에 ‘재봉틀 부속장치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으며, 1921년 9월 27일에 등록을 완료했다. 권 선생은 이후 '대나무 커튼'도 발명해 특허로 등록했는데, 해당 발명품은 하와이를 포함한 미주 지역에서 큰 인기를 얻어 가구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권 선생은 사업을 통한 수익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기부하며, 독립운동단체 대한인국민회 등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또 한국인 중 미국에서 가장 먼저 특허 등록은 완료한 인물은 박영로 선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선생은 권도인 선생의 특허보다 2일 늦은 1920년 9월 16일, '낚싯대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고, 권 선생의 특허보다 약 4개월 빠른 1921년 5월 10일 등록받았다. 박 선생은 재미 독립운동단체인 '한국통신부' 서기로 활동한 기록이 남아 있다.
특허청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발명활동과 독립운동을 함께 한 권도인 선생을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를 개최했다. 추모식에는 김완기 특허청장과 장정교 대전현충원장, 권도인 선생의 외손자가 참석했다. 비문판에는 ‘제1호 미국 특허출원 한국인’임을 새겨 선생의 고귀한 정신을 후대에 전할 계획이다.
또 특허청 1층 발명인의 전당에서 독립과 발명을 주제로 한 기획전시실도 열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제1호 한국인 특허권자인 정인호 선생과 앞선 권도인·박영로 선생의 업적이 소개된다. 정인호 선생의 '말총모자', 권도인 선생의 '대나무 커튼', 박영로 선생의 '낚싯대'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김완기 특허청장은 "발명을 통해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선열들의 정신은 오늘날 과학기술 기반 사회에도 깊은 울림을 준다"면서 "광복 80년과 발명의 날 6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행사가 발명과 특허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미래의 혁신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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