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25원 넘게 떨어지며 1390원대로 급락했다. 미국과의 환율 협의설이 불거지자 달러 매도세가 급격히 강화된 영향이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협상 결과가 드러난 것은 아니어서 추세적인 하락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25.7원 내린 1394.5원을 기록했다. 전날 야간 거래 종가인 1404.5원보다도 10원이나 떨어졌다. 환율 종가가 1390원대를 기록한 것은 이달 8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환율은 한미 외환 당국자가 환율 협상을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접촉했다는 외신 보도에 전날 야간 거래 장중에서 1390.8원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간밤에 양국의 통상 협의에 환율이 의제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추가 보도가 나오면서 이날 오전 1410.9원으로 개장했으나 오후 들어 다시 하방 압력이 커졌다. 미국 측이 “환율 의제는 포함하지 않는다”고 밝혔음에도 시장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못했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나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하더라도 현재 원화는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는 게 중론”이라며 “이 때문에 작은 이벤트에도 원화 강세 쪽으로 단기 트레이딩 수요가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100.709 수준이다. 전날 100.266까지 내렸다가 101선 위로 급반등한 뒤 다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제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미중 당국자가 다시 접촉한 가운데 추가 외교적 합의가 외환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백 이코노미스트는 “현재는 구체적인 근거 없이 심리로 좌우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환율의 방향성을 예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56.35원이었다. 전날 같은 시각의 966.16원보다 9.81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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