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펫팸족’이 증가하면서 식품업계가 반려동물 관련 시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신제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단순 사료 시장은 외국계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건강식을 중심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hy의 반려동물 전용 영양 보충 제품인 ‘펫쿠르트’는 올해 들어 지난달 초까지 약 14만 개가 판매됐다. 전년 동기(11만 개) 대비 약 30%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약 44만 개로 전년 대비 76% 급증한 데 이어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특히 히트 제품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에서 영감을 받아 2023년 4월 출시한 반려견 전용 우유 ‘건강하개 프로젝트 왈’이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해당 제품은 올해 4월까지 11만 개가 판매됐다. 왈은 반려동물의 장과 관절 건강을 돕기 위해 회사가 특허 받은 유산균 hy7715(사균체)와 글루코사민, 프락토올리고당을 함유했다. 왈은 이달 초 관절·체중, 피모·윤기 케어 등 신제품 2종을 추가로 선보이며 라인업도 강화하고 있다.
다른 식품업체들도 건강식을 앞세워 반려동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대상그룹은 2023년 자회사 대상펫라이프를 설립하고 건강식 펫푸드 브랜드 ‘닥터뉴토’를 운영 중이다. 닥터뉴토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92%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입증했다. 대표 제품은 반려견 전용 유동식 ‘뉴트리케어’다. 이 제품은 노령견이나 수술 후 케어가 필요한 회복견 등에게 적합한 완전 균형 영양식이다. 국내 환자용 균형 영양식 판매 1위 브랜드 ‘뉴케어’와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이외에 농심은 지난해 7월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반려견 영양제 브랜드 ‘반려다움’을 선보이고 관절, 눈,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제품을 출시했다. 현재 반려견 영양제 3종을 판매 중이며, 반려묘를 대상으로 한 영양제를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일동후디스 역시 프리미엄 펫 영양제 브랜드 ‘후디스펫’을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국내 식품 업체들이 ‘사람을 넘어 동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약 1500만 명에 달하는 반려인구를 기반으로 국내 반려동물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 4000억 원에서 지난해 5조 원을 넘어섰고 2027년에는 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료 시장은 외국 제품들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후발 주자로 나선 국내 식품업체들은 기능성과 건강을 앞세운 제품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로얄캐닌, 네슬레 퓨리나 등 외국계 브랜드의 사료 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와 저출산으로 사람이 먹는 식품 매출이 정체되는 상황에서 식품업계는 성장 가능성이 큰 반려동물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며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건강식, 영양 보충 제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며 시장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