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 대한 피로감과 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사라지면서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관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올해 2월 12조 원을 웃돌았던 코스피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대체거래소(ATS) 출범에도 불구하고 내리막을 보이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하루 평균 코스피 거래 대금은 8조 3166억 원(20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달에도 7조 9000억 원대에 머무르며 2달 연속 10조 원을 밑돌았다.
올해 초 증시가 강세를 보이며 2월 기준 12조 2194억 원을 기록했던 코스피 일평균 거래 대금은 3월부터 넥스트레이드(NXT) 출범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실제 코스피·코스닥·NXT(메인 마켓 기준)의 거래 대금을 모두 합한 5월 일평균 거래 대금은 18조 5972억 원으로 2월 21조 1782억 원(코스피·코스닥 합산 기준)보다 규모가 작다.
이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가 이를 유예하면서 혼란이 완화됐다. 이달 들어서는 미중 간 갈등 해소부터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까지 다양한 이벤트가 등장했지만 시장 변동성이 제한되면서 거래 대금도 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 테마주 등 중소형주로 매수세가 쏠리고 있는 점도 거래 대금 상방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현대차(005380) 등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높은 종목들이 최근 부진하면서 거래 대금뿐만 아니라 시장이 전반적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관세 피로감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시 변동성을 키울 뚜렷한 이벤트가 없어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을 이끌 주도주가 부재한 점도 거래 대금이 늘어나지 않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연초와 달리 미국 증시가 상승 기류를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어 자금이 국내 증시가 아니라 다른 시장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는 해석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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