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최대 공항인 마드리드 국제공항이 몰려드는 노숙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은 주택 임대료 탓에 공항을 임시 거처로 삼으면서다.
AP통신은 18일(현지 시간) “스페인의 주택 위기가 심화하는 가운데 마드리드 공항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가 수백 명에 달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수도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와 같은 도시에서 임대료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갈 곳을 잃은 이들이 공항으로 몰려들고 있다. 대다수 노숙자들은 낮에는 일용직 노동을 한 뒤, 밤에는 술에 취해 공항 바닥에서 잠드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술에 취한 이들은 잠든 자리에서 소변을 봐 공항 바닥 곳곳에 오줌 웅덩이를 만들기도 한다. 또 빈대 등 벌레가 들끓어 공항 직원들이 물리면서 관리 당국은 해충 퇴치 전문 업체를 불러 대대적인 소독 작업을 실시했다. 노숙자 집단 내에서 마약과 매춘 문제까지 발생한다.
점점 노숙자가 늘어나자 스페인 공항 운영사 AENA는 지난 14일 마드리드 공항 출입자를 제한하기 위해 방문객에게 탑승권을 제시하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AENA는 이 정책이 며칠 안에 시행될 것이라고 했지만, 정확한 시행 시기와 구체적인 출입 제한 시간대는 밝히지 않았다. 단 공항 직원과 여행객 동반자는 예외로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정부와 시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재활 계획 도움이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나 뚜렷한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웹사이트 아이디얼리스타(Idealista)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스페인의 평균 임대료는 거의 두 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상승 폭은 더욱 가파르다. 또 스페인은 다른 많은 유럽 연합(EU) 국가들보다 공공 주택 재고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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