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22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6공장 착공 등 이사회 안건이 불분명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사업구조 개편안 의결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신약 개발 사업으로 인적 분할하는 방안이 다. 생산과 연구개발을 분리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에 집중하려는 포석으로 중장기적으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2일 이사회를 개최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인적 분할해 CDMO 사업과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개발 사업을 하는 회사로 나누는 사업구조 개편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한 후 고객사들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과 연구개발을 함께하는 만큼 기술 유출 등에 대한 우려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신약 개발에 나서면서 이 같은 이해충돌이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중장기적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IPO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임명된 고한승 전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2015년 열렸던 기업설명회에서 “한국 시장의 한계점을 벗어나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는 나스닥에서 열심히 해온 일에 대해 증명을 받고싶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미국의 나스닥 역사상 최대 기업공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발(發) 바이오 시장 악화 등 대외적 요인으로 나스닥 상장은 무기한 보류됐다.
또 다른 포석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을 통한 재원 확보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는 상장 시 벤처투자나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사업 확장이 가능해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상장되고 일부 지분이 처분되면 스타트업이나 유망 기술기업에 일부 지분만 투자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나아가 신약개발 회사 등과 지분을 나눈 합작사 설립도 가능하다. 바이오시밀러사업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 속에 신약 개발사로 도약을 준비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입장에서는 시장 대응 유연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미국 바이오젠의 합작법인으로 출범했다. 초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85%, 바이오젠이 15% 지분을 보유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22년 바이오젠이 보유한 지분 전량을 약 23억 달러에 인수하며 현재는 100%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로 편입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를 합병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보지만 현실성은 낮아보인다. 다국적 제약사의 의약품을 위탁받아 생산하는 CDMO사업과 이들의 특허 만료 신약의 복제약(바이오시밀러)을 만드는 사업을 같은 회사가 영위할 시 고객사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인적 분할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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