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 30층에 들어서자 ‘특별한 귀하만이 누릴 수 있는 명예로운 특권, 더 세이지(The Sage) 패밀리오피스'라는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곳은 미래에셋증권이 초고액 자산가의 자산관리를 특화해 만든 ‘더세이지 패밀리오피스’다. 서울 WM강남파이낸스센터와 중구 센터원에 이어 3년 만에 선보인 세 번째 특화 센터로, 자사 VIP 서비스 브랜드인 '세이지'를 오프라인 점포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특화센터 답게 사전에 예약한 고객인지 확인을 거친 뒤에야 입장이 가능했다.
센터는 240평의 넓은 규모에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인테리어로 ‘특급호텔 VIP 라운지’를 떠올리게 했다. 입구에 위치한 ‘소셜 라운지’는 강남 한복판의 탁 트인 전망을 즐기며 고객들이 상담 전후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센터는 고객이 타인과의 불필요한 접촉을 최소화하면서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대형 세미나실과 상담실 4개, 별도 상담 부스 3개로 프라이빗하게 꾸며졌다. 하루에 최소 10명, 최대 30명으로만 제한적으로 예약을 받아 상담 전문성을 높인 것도 이같은 취지와 맞닿아있다. 장의성 더세이지 패밀리오피스 지점장은 “고액 자산가 고객은 세금 문제부터 투자까지 전반적인 자산 관리를 한번에 받다 보니 최소 1시간 이상 상담 시간이 걸린다"면서 “프라이빗 하면서도 편안하고 쾌적한 공간으로 고객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예술작품에 관심이 높은 고액 자산가를 배려해 상담실과 복도 등 센터 곳곳에 걸어둔 유명 작가의 미술작품도 눈에 띄었다. 상담차 센터를 방문한 한 50대 여성 고객은 소셜 라운지에 전시된 김종학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장 지점장은 “미술품 수집에 관심이 높은 고액 자산가를 위해 이우환 작가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센터에 전시했다”면서 “센터 직원 중 미술 작품에 조예가 깊은 직원이 직접 설명하거나, 작품 구입 토탈 서비스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센터의 가장 큰 경쟁력은 프라이빗뱅커(PB) 인력이다. 반포역 자산관리(WM)센터를 설립 3년 만에 7000억 원 이상 규모로 성장 시킨 장 지점장을 포함해 총 18명의 PB가 근무하고 있다. 대부분 WM 수익률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인재들이다. 센터는 상속 및 증여 등 세금 컨설팅·해외 자산 종합 관리 컨설팅·가업승계 및 기업 경영권 자문 컨설팅·패밀리오피스 특화상품을 기반으로 한 프리이빗WM(PWM) 서비스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WM영업부문 산하 조직을 PWM부문의 '패밀리오피스센터'로 통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초고액 자산가 맞춤형 센터지만 고객 자산 규모를 특정 범위로 제한하지는 않았다. 미래에셋증권 세이지 클럽 대상인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고객을 시작으로 범위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장 지점장은 “현재 센터 주요 고객은 40~70대지만, 패밀리오피스 특성상 법인을 물려받는 20~30대 자녀들도 미래 잠재 고객"이라며 “가문과 회사 전체를 관리하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같은 전략 덕분에 센터는 지난 19일 문을 연 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벌써 약 1조 원 규모의 고객 자산을 확보했다.
이밖에도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센터 특성상 전문직 고객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해 ‘맞춤형 세미나’로 차별화에 나설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세무사와 함께 피부과, 성형외과 개원의 고객만을 위한 세금 관련 세미나를 진행한다. 장 지점장은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가 세미나인 '세이지 라운드테이블' 외에 센터 고객을 세분화해 맞춤형 특화 세미나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세미나에 참석하는 고객들에게 또다른 소통의 장을 만들어 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센터를 찾는 고액 자산가의 가장 큰 관심은 ‘절세’다. 자산가 마다 투자 방법이 다르지만 주식 부문의 경우 미국 등 해외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으며, 최근에는 중국 인공지능(AI) 및 테크 기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 지점장은 “그간 미국 주식 비중이 월등히 높아졌다면 최근에는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를 계기로 중국의 AI와 테크 기업이 주목 받으며 포트폴리오에 중국 비중도 커졌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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